(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올림픽도 뛰어보고, 아시안게임도 뛰어봤지만, 금메달은 역시 달랐다.
안혜지(부산 BNK 썸)가 경기 후 처음 들어보는 애국가와 태극기 게양에 감격을 느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고, 원정 대회만 따지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안혜지는 허예은과 함께 대표팀의 앞선을 책임졌다. 그는 대회 6경기에서 평균 17분을 소화하며 2.5득점 2.0리바운드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에서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을지라도, 장기인 어시스트에서 제대로 활약했다.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24분을 뛰며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피를 흘릴 정도로 투혼을 보여주면서 한국의 에너지 레벨을 올렸다.
덕분에 안혜지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이번에는 생애 첫 금메달까지 목에 걸게 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성인대표팀에 뽑혔던 그는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귀국 후 선수단에 합류한 안혜지는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에서 "연락이 많이 왔어야 했는데 끝나버렸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학교 때 동창생 등 잊고 지냈던 사람들이 연락이 와서 '잘 봤다'고 해서 좀 뿌듯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4위)를 제외하면 꾸준히 동메달 이상을 차지했다. 그렇기에 메달 획득에 대한 의심은 없었지만, 금메달까지 획득하리라는 생각은 쉽게 할 수 없었다. 안혜지 본인도 "동메달까지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난적 중국과 일본을 꺾으면서 대표팀은 끝내 정상에 올랐다. 안혜지는 "경기가 끝나고 '나도 이제 태극기를 볼 수 있나. 애국가를 들을 수 있나' 했다"며 "학교 때부터 꿈꾸던 장면이었다. 애국가를 경기 전에만 들었는데, 결승에서는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진짜 열심히 했다. 진짜 최선을 다했다"고 정리한 안혜지. 그는 "나가기 전에 후회 없이 하려고 했고, 죽어도 코트에서 죽자는 마음이었다"며 "'내가 나가서 팀에 어떤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도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안혜지는 아시안게임 전까지 "길을 잃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도움을 준 인물이 바로 대표팀 양지희 코치였다. 과거 BNK에서 양 코치와 한솥밥을 먹었던 그는 "코치님이 '네가 여기 왜 뽑혔는지, 너의 장점이 뭔지 생각해' 이렇게 말씀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야 인기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한 안혜지. 그는 귀국길에서 받은 스포트라이트에 "우리도 이 정도 플래시를 받는데, 연예인들은 어떨까 생각했다. 좋긴 좋더라"라고 말했다.
이제 아시안게임의 기억은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선수들은 다가 올 시즌 준비에 나서야 한다. 당장 3일부터 청주체육관에서 2026 박신자컵이 열린다. 대표팀에 있던 선수들은 긴 소집기간 탓에 당장 손발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안혜지는 "결승전이 끝나고 이틀 뒤에는 팀에 들어가야 했다. 더군다나 우리 팀은 (김)정은이(3x3 출전)까지 4명이나 있었다"며 "부담을 가진 만큼 열심히 해야된다는 생각이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리를 많이 비워서 그런지 요즘은 다른 팀 느낌도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