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표팀 캠프를 떠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포르투갈이 덴마크 원정에서 화끈한 승리를 거뒀다.
호날두가 빠졌지만 포르투갈의 공격력은 식지 않았고, 오히려 4골을 몰아치며 덴마크를 4-2로 제압했다.
여기에 더해, 호르헤 헤수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호날두와 자신 사이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겠다고 예고하면서 대표팀을 둘러싼 갈등은 경기 결과와 함께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포르투갈은 2일 (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4조 3차전에서 덴마크를 4-2로 꺾었다.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포르투갈은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보다 먼저 시선을 끈 것은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장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이번 9-10월 A매치 기간 웨일스전에서 약 67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고, 노르웨이전에서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끝내 그라운드에 투입되지 않았다.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지 않은 것은 무려 18년 만이었다.
문제는 노르웨이전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헤수스 감독은 당초 호날두를 노르웨이전에 투입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경기 도중 판단을 바꿨다. 호날두는 벤치에 머물렀고, 이후 감독과 선수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호날두는 덴마크전을 앞두고 대표팀 캠프를 떠났다. 호날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팀 캠프를 떠난 이유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포르투갈 국민께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호날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에두 아기레 기자가 스페인 매체 '엘 치링기토'와의 인터뷰에서 호날두가 노르웨이전 당시 30분가량 몸을 풀었지만 결국 출전하지 못했다면서 "선발로 뛰지 않을 것이라고 합의하는 것과,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저 바보처럼 서 있게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호날두가 대표팀을 떠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 포르투갈축구협회장과 헤수스 감독, 호날두가 참석한 자리에서 헤수스 감독이 앞선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공개적으로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호날두가 배신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헤수스 감독은 호날두가 대표팀을 떠나기 전 기자회견에서 선수 한 명이 자신의 감독으로서의 판단을 바꿀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나는 감독이고, 내가 선수에게 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치에 데려가고 필요하다면 30분을 뛰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경기를 다르게 봤고, 그래서 그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스티아누도, 다른 어떤 선수도 감독으로서 내 생각을 바꾸게 할 수 없다. 절대 그렇지 않다. 그 누구도, 심지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호날두는 대표팀 캠프를 떠났고, 포르투갈을 둘러싼 논란은 덴마크전 직전까지 이어졌다.
논란이 계속되는 사이 포르투갈은 덴마크와 맞붙었다. 주장 완장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찼고, 호날두의 등번호 7번은 하파엘 레앙이 입었으며, 최전방에는 곤살루 하무스가 배치됐다.
그리고 경기 시작 이후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공백을 경기력으로 메웠다.
포르투갈은 전반 13분 주앙 칸셀루의 골로 먼저 앞서갔다. 덴마크가 반격에 나서면서 전반 23분 미켈 담스고르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포르투갈은 불과 2분, 호날두 대신 최전방에 선 하무스가 골을 터뜨렸다. 호날두가 없는 상황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하무스가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덴마크는 후반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8분 라스무스 호일룬이 덴마크에 두 번째 골을 안기면서 스코어는 2-2가 됐다. 호일룬은 득점 이후 호날두를 연상시키는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며 포르투갈을 상대로 골을 자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공격은 계속됐다. 후반 22분 비티냐가 다시 포르투갈의 리드를 만들었다. 페르난데스의 크로스를 비티냐가 머리로 연결했고,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포르투갈은 이후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주앙 펠릭스가 디오구 달롯의 컷백을 마무리하면서 포르투갈은 4-2 승리를 완성했다.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은 공격의 무게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호날두를 대신해 최전방에 선 하무스를 중심으로 공격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칸셀루와 하무스가 관여한 첫 두 골의 과정 역시 매끄럽게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헤수스 감독은 경기 전후 인터뷰에서 호날두에 대한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덴마크전을 앞두고는 "모든 것을 밝히겠다"면서 "이번 대표팀 일정이 끝난 뒤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축구계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일이 이렇게 흘러가게 만들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문제를 숨기거나 도망치지 않겠다"고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헤수스 감독은 "다음 경기가 끝난 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그때까지는 오늘 경기와 마찬가지로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대표팀 전체를 갈라놓지는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일어난 일들은 그룹을 분열시키지 않는다. 우리를 분열시키지 않았고, 앞으로도 분열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