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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나-이소희 "야비하게 하지 말자"…매너도 金메달이었다→세계 1위 부상 알고도 약점 공격 배제, 챔피언의 품격 빛났다

기사입력 2026.10.01 22:42 / 기사수정 2026.10.01 22:42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야비하게 하지 말자. 최소한 예의는 지키자"

여자 배드민턴 복식 백하나-이소희 조가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았다.

백하나-이소희 조는 지난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 류성수-탄닝을 2-1(26-28 21-18 21-18)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복식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02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이후 24년 만이다.

직전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천칭천-자이판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던 백하나-이소희는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경기는 결승전답게 치열했다. 1게임부터 20점을 넘긴 뒤에도 승부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백하나-이소희는 듀스 끝에 26-28로 첫 게임을 내줬지만 2게임을 21-18로 가져오며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3게임에서도 중국이 한때 15-12까지 앞서 나갔다. 한국이 따라붙었지만 17-18까지 뒤지면서 금메달의 향방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18-18에서 류성수의 다리에 경련이 왔다.

파트너 탄닝이 직접 다리를 풀어줬고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코트에 들어왔지만 움직임은 확연히 둔해졌다.

류성수는 한때 코트에 주저앉은 채 셔틀콕을 받아내야 했을 정도로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웠다. 

금메달까지 단 3점만 남은 상황에서 백하나-이소희는 움직이지 못하는 류성수를 집중적으로 흔들면 훨씬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복수의 국내 방송사에 따르면 백하나는 류성수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한 뒤 파트너 이소희에게 "야비하게 하지 말자", "최소한 예의는 지키자"고 말했다. 



오히려 류성수를 움직이게 만드는 공격을 피하고 정상적으로 뛸 수 있는 탄닝 쪽으로 셔틀콕을 보내며 정면승부를 택했다.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았지만 밀리지 않았다. 백하나-이소희는 3점을 연달아 따내며 21-18로 경기를 끝냈다. 세계랭킹 1위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이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한국 선수들 역시 한계에 가까운 상태였다는 점이다.

긴 랠리와 접전이 이어지면서 이소희 역시 근육 경련에 시달렸다. 백하나는 처음에는 파트너 이소희가 경련을 겪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로 경기에 몰입해 있었다. 

그럼에도 상대의 부상이 확인되자 승리를 위한 계산보다 페어플레이를 먼저 선택한 것이다.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은 상대의 부상을 승리의 도구로 삼지 않은 백하나-이소희의 품위 있는 선택으로 더욱 빛나게 됐다.


사진=일본 이치노미야,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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