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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쏟아지고 피 철철, 근육 경련까지'…필리핀 장대높이뛰기 스타, 악조건 이겨내고 AG 신기록 '인간 승리'

기사입력 2026.10.01 22:33 / 기사수정 2026.10.01 22:3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팔에서 피가 흐르고 근육 경련까지 일어나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필리핀 장대높이뛰기 간판 EJ 오비에나(30)가 부상과 악천후를 모두 이겨내고 아시안게임 2연패 및 자신의 대회 기록을 갈아치웠다.

필리핀 매체 필스타는 1일(한국시간) "아무도 오비에나가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도했다.

오비에나는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5m91을 넘으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은 대회 2연패다.

부상을 이겨내고 얻어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경기 당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면서 장대높이뛰기 도움닫기 주로가 미끄러운 상태가 됐다.

오비에나는 연습 도중 발이 걸리면서 그대로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왼팔에 심한 찰과상을 입었다.

그는 "발이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으나 상처는 생각보다 심했다. 경기 도중에는 경련까지 찾아왔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물론 관중들조차 오비에나가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오비에나는 오직 경기에만 집중했다. 5m50, 5m60, 5m75를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했다. 5m75를 넘은 선수는 오비에나가 유일했다.

중국의 야오제와 리천양이 나란히 5m70에서 멈추면서 금메달은 사실상 오비에나의 것이 됐다.

여기서 멈춰도 됐지만 오비에나는 도전을 이어갔다. 5m80에 두 차례 실패했음에도 코치에게 "기록을 한 번 더 깰 수 있을 것 같다. 아시안게임 기록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때 오비에나는 비를 맞아 몸이 흠뻑 젖고, 팔에서는 피가 흐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오비에나는 5m91에 도전했고 마지막 도전에서 성공, 자신의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세웠다.

피를 흘리면서도 끝까지 경기를 이어간 끝에 금메달과 신기록을 모두 손에 넣은 순간이었다.



매트에 떨어진 오비에나는 그대로 소리를 질렀고 경기장을 찾은 필리핀 팬들도 일제히 환호했다.

오비에나는 "점프 자체는 괜찮았다. 한 번 더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고 5m91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곤하지만 만족스럽다"고 웃어보였다.

이번 우승은 오비에나에게 뜻깊은 성적이었다. 척추 부상을 안고 출전했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4위에 머무른 오비에나는 이후 부상과 재활을 거치면서 다시 정상급 경기력을 되찾았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복귀 이후 거둔 값진 10번째 우승이었다.


사진=SNS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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