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들도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도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대만 내야수 류지훙이 귀국 후 리그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전에서 곽빈에게 철저히 봉쇄됐던 아픔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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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매체 SETN은 지난달 30일 대만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건스 류지훙이 이날 라쿠텐 몽키스전에서 아시안게임 귀국 후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류지훙은 3안타 1홈런의 맹활약으로 웨이취안의 대만시리즈 진출 확정에 기여했다. 매체에 따르면 예쥔장 웨이취안 감독도 아시안게임 이후 류지훙의 타격이 더 성숙해 보인다고 극찬했다.
류지훙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을 향해 도발적인 발언을 꺼냈다. 그는 대만 매체 TSNA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 군대를 다녀왔다. 그러니까 한국 선수들도 꼭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한국 대표 선수들의 병역 혜택을 막겠다는 의지였다.
대만 야구대표팀 4번 타자로 낙점된 류지훙은 대회 전 한국 대표팀 에이스 곽빈에 대해 "구속이 꽤 빠르고 최근 160km/h를 돌파했다. 그 공을 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경계심도 드러냈다.
그러나 조별리그 한국전 결과는 참담했다. 류지훙은 곽빈의 최고 구속 157km/h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변화구 앞에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완전히 침묵했다. 9회 2사 1, 2루 마지막 기회에서도 박영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5-0 완봉승으로 마무리했다.
대만은 결국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하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을 5-1로 꺾으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도발을 앞세워 나선 아시안게임이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한국전에서 완패를 당한 류지훙에게 쓴맛의 대회였다.
그러나 SETN은 류지훙이 이 경험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류지훙 본인은 "더 강한 상대를 만나면서 스스로 더 성장하게 됐다. 압박감은 분명히 있었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생각할 여유가 없다. 해야 할 일을 잘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예쥔장 감독도 "아시안게임이라는 짧은 기간을 거쳤는데 타격에서 더 성숙한 느낌이 든다. 무언가를 마음속에서 깨달은 것 같다. 타격이 안정적으로 보이고 좋은 타자들은 타석에서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것을 알게 됐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 모습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귀국 첫 경기가 하필 대만시리즈 진출 확정전이었던 것에 대해 류지훙은 "일본에서도 계속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돌아왔더니 이런 경기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치 나를 환영해주는 것 같았다"며 웃음 지었다. 또 "일본에서도 대만에서도 타석에 서는 마음가짐은 똑같다. 해야 할 일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결과는 결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군대를 도발했던 류지훙이 정작 한국 에이스 곽빈 앞에 무안타로 무릎을 꿇었지만, 그 쓰라린 경험이 대만 무대에서 더 성숙한 타자로 돌아오는 자양분이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FTV 영상 캡처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