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안세영에게 1게임을 내주면 이길 방법이 없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국제신호 영어 중계에서 안세영 경기를 해설할 때 나오는 코멘트 중 하나다.
안세영의 경우 2~3게임으로 갈수록 체력과 수비, 집중력이 강력해지기 때문에 상대 선수가 1게임마저 내주면 이길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실제 통계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안세영이 1게임을 따낸 경기의 승률이 압도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전수조사 결과, 지난 2023년 1월 초 열린 말레이시아 오픈부터 지난 29일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까지 3년 9개월간 안세영이 1게임을 따낸 경기는 총 222경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안세영의 승률은 압도적이어서 총 220승을 거뒀다. 승률로 따지면 99.099%인 셈이다.
2패는 이번 2026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4강과 개인전 결승에서 붙어 안세영이 모두 2-0으로 이길 때 상대였던 일본의 에이스 야마구치 아카네, 그리고 안세영이 나타나기 전에 여자단식 최고 레벨의 선수 중 하나로 군림했고 지난해 11월 전격 은퇴 선언한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타이쯔잉(대만)에게 당한 것이다.
안세영은 2023년 1월 열린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1게임을 이겼다가 2~3게임을 내주고 역전패해 준우승했다.
같은해 12월 중국 항저우에서 벌어진 왕중왕전 성격의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준결승에서 타이쯔잉과 붙어 1게임을 21-19로 따냈으나 2게임을 15-21, 3게임을 듀스 끝에 20-22로 내줘 역전패하고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두 경기말고는 안세영이 역전패한 경기가 없다는 얘기다.
안세영은 1게임 따낸 뒤 최종 승리한 경기가 2023년 66경기, 2024년 35경기, 2025년 66경기, 올해 53경기에 달한다.
1월부터 1게임을 따낸 뒤 2게임을 내준 경기가 18경기인데 16번을 이겼다.
거꾸로 말하면 안세영이 역전승에 능하다는 뜻도 된다. 상대 선수는 1게임을 잡아도 안심할 수 없다.
실제 안세영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야마구치와 8강,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와의 4강에서 1게임을 15-21, 11-21로 내준 뒤 2게임부터 괴력을 발휘해 게임스코어 1-1 동점을 만들고 3게임에서 상대를 무너트려 결승까지 올랐다. 이는 안세영이 한국 배드민턴 28년 만의 여자단식 정상 등극을 해내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
올해도 1게임을 내준 경우가 총 4번인데 3월 전영 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 0-2로 패배, 올해 56승1패 중 유일한 1패 기록한 것을 제외하곤 3번을 모두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1월 말레이시아 오픈 1라운드 미셸 리(캐나다)에 1게임 내주고 2-1 역전승, 3월 전영 오픈 준결승에서 천위페이를 만나 1게임 20-22로 지고 2게임 21-9, 3게임 21-12로 넉넉하게 이겨 2-1 역전승, 6월 싱가포르 오픈 준결승에서 역시 천위페이를 만나 1게임 20-22로 빼앗기고 2~3게임 쉽게 이겨 2-1 역전승 등이 뒤집기 드라마에 해당한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선 안세영의 이런 통계를 들어 BWF가 이사회와 총회 결의를 통해 내년 1월 말레이시아 오픈부터 채택하기로 한 15점제가 시행될 경우, 안세영의 지배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놓는다.
하지만 안세영은 최근 들어 상대 선수에게 15점도 내주지 않는 경우를 늘리는 등 은연 중에 15점제 대비를 하고 있어 당분간 '안세영의 시대'는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세영은 올해 56승1패를 찍으면서 98.246%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를 뛰어 넘는 99.099% 승률로 1게임 이기면 절대 역전 허용하지 않는다는 기록도 갖고 있는 셈이다.
사진=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 일본 이치노미야, 김한준·박지영 기자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