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유, 유인나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11살의 나이 차, 그것도 수많은 관계가 스쳐 가는 연예계에서 만나 15년을 함께한 아이유와 유인나. 이제 아이유는 유인나와 함께 늙어가는 미래까지 노래한다.
10일 오후 6시 아이유의 새 디지털 싱글 '이 별로부터'가 발매됐다. 더블 타이틀곡 '이 별로부터'와 'Dear my crazy soulmate'가 수록됐으며, 아이유가 두 곡 모두 작사했다.
그중 'Dear my crazy soulmate'는 유인나에게 바치는 곡이다. 뮤직비디오 설명란에도 "유인나에게"라고 직접 적었다.
가사 역시 두 사람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상대가 자신의 이상함을 털어놓으며 "실망했지?"라고 묻자, 자신의 앞에서는 평생 이상해도 괜찮다고 답한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라서 더 좋다고 말하고, 함께 '이상한 할머니'가 되는 미래까지 그린다.
끝을 약속하는 방식도 특별하다. 세상이 두 사람을 포기할 때까지 지금처럼 함께하겠다고 하고,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친구를 위해 장난을 치겠다고 한다. 연인에게 건넬 법한 '영원'이라는 말을 아이유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 건넸다.
뮤직비디오 역시 이 우정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주인공은 아이유가 아닌 김영옥과 나문희다. 실제로 오랜 세월 우정을 이어온 두 배우는 나이가 들어서도 서로의 생일을 챙기고 장난을 치는 친구로 등장한다. 생일파티를 다음으로 미루자는 친구의 말에 경찰서 창문을 깨고 교도소까지 들어가는 엉뚱한 전개도 펼쳐진다.

아이유 유튜브
아이유는 경찰로 등장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서지 않는다. 대신 두 노년 여성의 관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함께 늙어가는 친구를 그린 노래와 김영옥, 나문희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아이유와 유인나의 오랜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0년 SBS 예능 '영웅호걸'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생 아이유와 1982년생 유인나는 11살의 나이 차에도 빠르게 가까워졌고, 이후 '아이유인나'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자리 잡았다.
19세와 30세에 만난 두 사람은 어느덧 30대와 40대가 됐다. 11살 차이도 무색하게 이어진 우정은 15년을 넘겼다. 그 사이 각자의 활동과 삶에도 수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유인나는 아이유에게 단순한 절친을 넘어 음악적 영감의 대상이기도 했다.
아이유는 2023년 유튜브 콘텐츠에서 "유인나 씨가 워낙 감정이 많고, 표현이 많은 사람의 표본이라서 어떤 노래에 주인공을 두고 쓸 때 유인나 씨를 두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자신은 감정 기복의 고저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감정, 웃음도, 눈물도, 표현도 많은 사람들이다.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가사의 주인공으로 두기에 참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인나 씨를 내 상상 속의 주인공으로 두는 편"이라고 했고, 유인나 역시 "가끔 '이런 상황에서 어떤 걸 느껴?'라고 물어본 적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인나는 아이유의 음악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 아이유는 과거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지방 촬영 당시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 일주일 정도 지내며 유인나와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하자, 그가 너무 보고 싶어 곡 '너'를 쓰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유, 유인나
공식 음원으로 발매되지 않은 '사랑아 인나해'를 비롯해 '너', '드라마', 그리고 이번에는 제목부터 '소울메이트'인 'Dear my crazy soulmate'까지. 유인나는 오랜 시간 아이유의 일상뿐 아니라 음악 안에도 자연스럽게 자리해왔다.
아이유는 공식석상에서도 유인나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2017년 한 시상식 수상소감에서는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저의 1호 팬이고, 저의 연예인이고, 저의 뮤즈인 유인나 씨께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인나에게도 아이유는 특별한 존재였다.
유인나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이유와의 관계에 대해 서로가 서로에게 "이제 영원히 내 옆에 있을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이런 친구를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배우라는 길을 두고 슬럼프를 겪었을 당시에도 아이유라는 '소울메이트'를 얻은 것만으로 큰 위안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한쪽은 친구를 얻은 것만으로 연예계 생활의 의미를 되짚었고, 다른 한쪽은 그 친구를 몇 번이고 자신의 노래 속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15년이 흐른 지금, 이번에는 아예 함께 할머니가 되는 미래까지 그렸다.
공교롭게도 이번 싱글의 제목은 '이 별로부터'다. 띄어쓰기를 달리하면 '이별로부터'로도 읽힌다. 아이유는 지난 7월 이종석과 결별을 공식 인정했다.
연애와 우정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지만,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시간 속에서 15년 동안 변하지 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이번 노래를 조금 다르게 들리게 한다. 아이유가 '영원'을 약속한 상대는 이번에도 유인나다.
신곡 공개 후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어쩌면 좋은 연인보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게 더 어려운 확률일지도 모른다", "유인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감도 안 온다", "연인은 스쳐가지만 베프는 영원히", "정말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고 생각나는 건 전 남자친구가 아니라 친한 친구를 잃을 때다. 여자들 우정 최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이유, 유인나
19세와 30세 무렵 만나 시작된 인연은 15년을 훌쩍 넘겼다. 서로를 '영원히 내 옆에 있을 사람'이라고 확신했던 두 사람은 이제 정말로 함께 늙어갈 나이를 향해 가고 있다.
연인은 아니지만 사랑하고,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만큼 가깝다. 아이유가 오랜 시간 노래와 말로 증명해온 유인나와의 관계다. 'Dear my crazy soulmate'는 그 15년의 우정에 붙인 가장 직접적인 이름인지도 모른다.
사진=아이유, 유인나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