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승리까지 단 한 점이 남은 상황에서 두 번이나 이길 기회를 놓친 러시아의 19세 테니스 스타 미라 안드레예바(세계랭킹 5위)가 라켓을 집어던져 논란을 일으켰다.
안드레예바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스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8강에서 미국의 코코 고프(세계 4위)에게 세트스코어 1-2(6-2, 6-7<7-9>, 2-6)으로 역전패했다.
1세트서 안드레예바는 고프의 잇따른 범실을 놓치지 않으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고, 불과 26분 만에 6-2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도 승리는 눈앞까지 왔다. 팽팽한 승부 끝에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한 안드레예바는 두 차례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한 점만 더 따내면 자신의 첫 US오픈 4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프는 끈질기게 버텼다. 특히 한 차례 매치 포인트에서는 무려 21차례의 샷을 주고받는 긴 랠리 끝에 고프가 살아남았다.
결정적인 순간을 놓친 안드레예바는 결국 타이브레이크를 내줬고, 승부는 3세트까지 이어졌다.
흐름이 넘어가자 안드레예바의 감정도 흔들렸다. 3세트 초반 고프에게 브레이크를 허용한 뒤 벤치로 향하던 안드레예바가 화를 참지 못하고 라켓을 던졌다.
그런데 라켓이 주변에 놓인 다른 라켓에 부딪힌 뒤 코트 옆 카메라맨을 아슬아슬하게 스쳐갔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라켓이 실제로 관계자나 관중을 맞혔다면 심각한 페널티 또는 실격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었다.
안드레예바는 이후 좀처럼 평정심을 되찾지 못했다. 3세트 7번째 게임에서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내줬고, 연이은 실수가 나오면서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고프 쪽으로 넘어갔다.
결국 고프가 6-2로 마지막 세트를 가져가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경기가 끝난 순간에도 안드레예바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고프가 승리를 기뻐하는 사이 안드레예바가 다시 한번 라켓을 내던지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에 팬들은 "라켓을 소중히 해야지", "저런 행동에는 벌금을 물려야 한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특정 행위가 처벌받지 않는 한, 팬들은 필연적으로 그러한 행위들을 게속 목격하게 될 거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안드레예바는 지난 6월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US오픈에서도 처음으로 8강까지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안드레예바는 경기 후 라켓을 던진 장면에 대해 "상대 선수는 경기 후 내가 보여주는 모든 감정을 보게 된다. 그 순간에는 내가 너무 오랫동안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세트에서도 많은 포인트에 반응하지 않았고 2세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매치 포인트를 잡고도 세트를 내줬다. 어느 순간에는 그냥 감정을 밖으로 표출해야겠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막바지에는 결국 눈물까지 보였다.
안드레예바는 "이번 US오픈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한동안 쉽게 답하지 못했다. 눈시울이 붉어졌고, 눈을 비비며 한숨을 내쉰 뒤 "모르겠다"고 짧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며칠 뒤에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힘들다"고 덧붙였다.
사진=SNS 캡쳐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