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살자(들)' 박해일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배우 박해일이 '암살자(들)'을 통해 사회부 기자로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여전한 동안 외모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암살자(들)' 박해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박해일은 작품에서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 역을 맡았다.
이날 박해일은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제가 잘 모르는 시대에 태어났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능동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사건이었다. 다만 우리 역사에 이런 굵직한 사건이 있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
이어 "제가 영화 일을 20여 년 하면서 1980년대에 일어난 사건이나 '서울의 봄'(2023), '1987'(2017)처럼 역사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을 진중하게 봐왔다"며 "감독님에게 이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나서는 오히려 '이 사건이 왜 지금까지 영화화되지 않았을까'라는 점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트라이트'(2016)처럼 여러 나라에서도 이런 소재를 가지고 만든 영화들이 꽤 있지 않나. 저도 그런 영화들을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며 "'암살자(들)'을 통해 한국 영화에서도 이런 장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환이라는 캐릭터가 영화 속 다른 두 인물에 비하면 개인적인 배경이 많이 드러나는 인물은 아니다. 그래서 캐릭터 자체보다 이 영화를 어떤 장르로 보여줄 수 있을지를 새롭게 고민했던 게 컸다"고 설명했다.

'덕혜옹주', '암살자(들)' 포스터
허진호 감독과는 '덕혜옹주'(2016) 이후 두 번째 호흡이다. 박해일은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두 번째 작업의 숙제로 "답습하지 않는 것"을 꼽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같은 감독님과 두 번째 작품을 하는 경험이 많지는 않다. 익숙함이라는 게 좋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그래도 자신이 가진 다른 모습을 끄집어내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덕혜옹주'에서도 제가 맡았던 김장한이 기자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기자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겹칠 수도 있었다"며 "이 시대, 이 작품에서 새로운 지점은 무엇일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허진호 감독님의 방식에 익숙해진 배우로서 그 안에서 또 어떤 낯선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동시에 생각했다"며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아셨던 것 같다. 그때그때 조금씩 방향을 잡아주셨다"고 덧붙였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
박해일은 작품 속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두 장면을 꼽기도 했다.
먼저 정우성과 호흡을 맞춘 장면을 언급한 박해일은 "한 회장을 만나 차 안에서 취재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에 나온 것보다 원래는 훨씬 길었다. 7~8분 정도 되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장면이라 준비도 많이 했다"며 "감독님도 대사를 최대한 그대로 가져가면서 긴 호흡을 살리고 싶어 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면은 언론 통제에 맞서 자유언론실천선언문을 읽는 신이었다.
박해일은 "다른 영화에서 관객으로 그 장면을 만났다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신문사 안에서는 정신없이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 그 한가운데서 선언문을 읽는다는 게 과연 자연스럽게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기를 하다 보면 수많은 테이크 중 가끔 무중력 상태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헤어질 결심' 때는 바닷가에서 혼자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장면이 저에게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암살자(들)'에서는 자유언론실천선언문을 읽는 장면으로 그런 순간이 한 번 와줬다. 테이크를 아주 많이 가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박해일은 "자세히 보면 제가 더듬거리는 부분도 있다. 완벽하게 외워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한 장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현장의 상황을 함께 느끼면서, 조금 틀리더라도 감정을 끊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려고 했다. 촬영 전에는 걱정이 있었는데 완성된 장면을 보고서는 '이 정도면 만족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암살자(들)' 박해일
1977년생인 박해일은 오랜 시간 변함없는 외모로도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암살자(들)'에서도 특유의 단정하면서도 내면에는 열정이 가득한 이미지를 이어갔다.
동안이라는 이야기에 그는 "사람은 늙는다. 저도 넘어가고 있다"고 웃으며 "잘 나이 들어가야죠"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헤어질 결심' 때도 함께했던 송종희 분장 감독이 여러 작품을 연달아 함께 해주시다 보니 드라마의 흐름을 파악하고 어느 순간에 힘을 줘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시는 것 같다"며 "그런 분이 베테랑이 아닐까 싶다. 결국 제가 화면에서 좋아 보였다면 분장 감독님께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현했다.
한편 '암살자(들)'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