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홈런을 맞은 적장도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코뼈 골절이 더욱 뼈아픈 이유이기도 하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전날 김도영의 홈런에 대해 언급했다.
KBO 리그 역대 최연소 한 시즌 40홈런에 도전했던 김도영은 39호 홈런(8월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6경기 동안 하나의 홈런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도전이었던 6일 광주 KT 위즈전에서는 4타수 4안타로 맹활약했으나, 홈런이 나오지 않아 결국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그래도 압박을 털어낸 덕분일까. 김도영은 다음 경기인 8일 대구 삼성전에서 마침내 장타를 터트렸다.
6회 바뀐 투수 미야모리 사토시를 상대한 김도영은 초구 149km/h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가면서 홈런이 됐다. 발사각이 그리 높지 않아보였는데, 128m를 날아간 홈런포였다.
이로써 김도영은 2022년 데뷔 후 5시즌 만에 처음으로 40홈런을 달성했다. 앞서 그는 2024시즌 KBO 한국 선수 최초의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에 나섰으나, 홈런 2개가 모자라 이를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2년 만에 마침내 고지를 점령했다.
KBO 리그 40홈런 시즌은 올해 김도영이 30번째다. 또한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가 기록한 해태-KIA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국내 선수로는 최고 기록이다. 여기에 40홈런 고지를 선착한 건 구단 역사상 최초였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사토시 같은 경우는 상대를 많이 안 해봤기 때문에 초구를 쳐서 정타로 홈런을 만드는 게 솔직히 쉽지 않다"고 전날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도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지만 좋은 선수다. '김도영은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거의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갔는데, 맞는 순간 사토시도 놀라더라. 자기도 총알 같이 던졌는데, 총알 같이 날아갔다"며 "하여튼 좋은 타자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렇듯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즌에 다시 돌입한 김도영이었지만, 1경기 만에 불의의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9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 출전한 김도영은 4회말 무사 1루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했는데, 파울 타구가 그만 자신의 코를 때리고 말았다. 코피가 날 정도로 강하게 맞았고, 결국 곧바로 대타 박민으로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후 병원 검진 결과 김도영은 비골(코뼈) 골절 소견을 받았다. KIA 구단에 따르면 이날 밤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그는 11일 퇴원할 예정이다.
소속팀 KIA도 큰일이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게도 비상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4일 소집 예정인데, 김도영의 회복 속도에 따라 대표팀 타선의 중량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코뼈 골절을 당하고도 곧바로 출전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여럿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2023년 NC 서호철은 투구에 얼굴을 맞고 코뼈 골절이 됐는데, 단 하루 휴식 후 경기에 출전해 홈런까지 때려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KIA 타이거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