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8)가 패색이 짙었던 팀을 극적으로 구해내자 현지 중계진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2026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7-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세인트루이스와의 홈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첫 3연전 시리즈 스윕을 완성했다.
이정후의 존재감이 빛났다. 전날 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뒤 대타로 한 타석만을 소화했던 이정후는 이날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10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작성하면서 시즌 타율도 0.279에서 0.281(505타수 142안타)로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순간 이정후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말 브라이스 엘드리지의 적시타로 먼저 한 점을 뽑았지만 이후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세인트루이스가 2회초 놀란 고먼의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고, 3회초에는 레오 버날이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단숨에 4-1로 달아났다.
세인트루이스는 5회와 6회에도 각각 한 점씩을 보태 6-1까지 격차를 벌렸다. 승부의 추가 세인트루이스 쪽으로 크게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8회말 2사 후 기적 같은 추격전이 시작됐다.
샌프란시스코는 2사 1루에서 브렛 해리스의 몸에 맞는 공과 터너 힐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엘드리지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3-6으로 따라붙었고, 조나 콕스까지 내야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어느새 격차는 4-6, 두 점 차까지 좁혀졌다.
그리고 2사 1, 2루에서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시작부터 불리했다. 이정후는 피치클락 위반으로 스트라이크 하나를 떠안은 채 승부에 돌입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바뀐 투수 조지 소리아노를 상대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간 이정후는 7구째 공을 강하게 받아쳤다. 타구는 우측으로 날카롭게 뻗었지만 아쉽게 파울이 됐다.
그러나 바로 다음 공에서 다시 한번 제대로 타이밍을 맞췄다. 소리아노가 던진 8구째 90.1마일(145.0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겼고, 이번에는 타구가 페어 지역을 향해 날아가 우측 담장을 직접 때렸다.
2루 주자 엘드리지가 여유롭게 홈을 밟았고, 1루에 있던 콕스까지 빠른 발을 앞세워 홈으로 파고들었다. 1-6까지 뒤처졌던 샌프란시스코가 마침내 6-6 동점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중계를 맡은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 중계진도 이정후의 타구가 뻗어나가는 순간 목소리를 높였다.
중계진은 "우측으로 뻗어나간 타구! 담장을 맞고 나온다! 양 팀 동점이다!"라고 외치며 순식간에 뒤집힌 경기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정후가 직전 7구째 파울 타구에 이어 곧바로 다시 정확한 타이밍으로 장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계진은 "방금 전 공에서 타구를 완벽하게 때려 파울을 만들었던 선수가 바로 다음 투구에서 또다시 완벽한 타이밍에 쳐서 페어 타구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얼마나 자주 볼 수 있겠나"라며 이정후의 타격에 감탄했다.
이어 1루에서 홈까지 내달린 콕스의 주루에도 주목하면서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 조나 콕스의 스피드까지 더해져 여유롭게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다시 원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잘했어요, 젊은 피 이정후!"라며 극적인 동점타의 주인공이 된 이정후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이정후가 만들어낸 동점은 곧바로 역전으로 이어졌다.
후속 타자 셰이 위트컴이 소리아노의 초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2루에 있던 이정후가 홈까지 내달리면서 샌프란시스코가 마침내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초에는 트렌트 해리스가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8회말 2사 후에만 무려 6점을 몰아친 샌프란시스코의 대역전극이 완성됐다.
그 중심에는 이정후가 있었다. 10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작성한 것도 모자라 가장 중요한 순간 극적인 동점 2루타를 터뜨렸고, 후속타 때 직접 홈까지 밟으며 역전 득점까지 책임졌다. 현지 중계진의 감탄을 자아낸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운 샌프란시스코는 5점 차 열세를 뒤집는 대역전극과 함께 시즌 첫 3연전 스윕까지 완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