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무려 10년 기다림 끝에 골 맛을 본 울산HD 심상민이 오랜만에 터진 득점포에 상대가 친정팀 FC서울이란 걸 깜빡하고 격한 골 세리머니를 했던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심상민은 8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막바지 이동경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하며 울산 유니폼을 입고 첫 득점을 신고했다.
2016년 서울 이랜드 시절 안산 무궁화를 상대로 커리어 첫 득점을 올리고 무려 10년 만에 기록한 커리어 두 번째 득점이었다.
이동경의 왼발이 빛났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동경은 반대편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는 심상민을 발견하자 지체 없이 크로스를 올렸다.
적절한 높이로 올라온 크로스릉 심상민이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날 골은 심상민 개인에게도 특별했지만 울산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끈질김을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동경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볼을 잡자마자 멀리서 상민이 형이 보이길래 바로 차올렸다"며 "호흡이 가빠지고 있었는데 딱 마지막 숨에 힘이 모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끼리 분명히 기회가 온다고, 끝까지 집중하자고 다짐했던 것이 늦은 시간 귀중한 골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상민도 "동경이가 왼발이 워낙 좋고 누구보다 날카롭기 때문에 그걸 믿고 그냥 들어갔다"며 "그 순간에는 정말 몸이 반응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는 어시스트하는 상황을 많이 생각한다. 골을 넣는 상황은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골이 들어간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랜만의 득점이었기에 세리머니도 본능적으로 나왔다. 골을 넣은 직후 심상민은 유니폼까지 벗으며 자신의 득점을 만끽했다.
더구나 이날 심상민 아버지가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아버지 앞에서 득점을 터뜨린 만큼 감정이 더 격해질 수밖에 없었고, 아버지와도 진한 포옹을 했다.
상대가 프로 데뷔팀이었던 서울이란 건 깜빡 잊을 정도였다.
이에 대해 심상민은 "끝나고 동료들이 '친정팀한테 세리머니 하네'라고 하더라. 그때서야 아차 싶었다"면서 "내가 골을 많이 넣어본 선수가 아니다 보니 정말 그냥 몸이 반응했던 것 같다. 혹시 (서울 팬분들이) 불편하셨다면 이 자리를 통해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울산이 보여주고 있는 응집력에 대해서도 선수단 내부의 힘을 강조한 심상민은 "팀이 단단해질 수 있는 여러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건데, 한 팀에서 고참들이 얼마나 중심을 잡아주느냐도 굉장히 큰 것 같다"고 밝혔다.
이기긴 했으나 선두 서울과의 격차는 여전히 15점 차다. 우승 경쟁에 임하고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묻자 심상민은 "선수들도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축구를 하면서 꼭 우승이라는 것 하나만 바라보고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나이가 들수록 그것만 바라보고 가면 너무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며 "우리에게는 아시아축구면맹(AFC) 챔피언스리그(ACL)라는 목표도 있다. 지난해 정말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올해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렇게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