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9-09 12:50
스포츠

6월 초까지 9홈런→43경기 동안 '無홈런', "투수와 싸워야 되는데, 나 자신과 싸워" 자책…마침내 10홈런 고지, 이제 홀가분 [대구 인터뷰]

기사입력 2026.09.09 04:00 / 기사수정 2026.09.09 04:00



(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100% 살리지 못했던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박승규(삼성 라이온즈)가 길었던 아홉수 끝에 프로 데뷔 8년 만에 마침내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박승규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삼성의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2경기 연속 스타팅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감이 좋고, 상대성도 고려했다"며 "(박)승규가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어서 괜찮다"고 얘기했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박승규는 4회 선두타자로 등장, KIA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 포문을 열었다. 이어 구자욱의 안타와 최형우의 볼넷이 이어지면서 박승규는 3루에 도달했다. 



5번 르윈 디아즈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면서 2아웃이 됐으나, 박승규는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5회 1사 1, 2루에서는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 주자가 아웃됐지만, 본인은 1루에 살아나갔다. 이어 구자욱의 볼넷과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박승규는 다시 한번 득점을 추가했다. 

7회에는 본인이 해결사가 됐다. 4-2로 앞서던 상황에서 김지찬의 볼넷으로 1사 1루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박승규가 KIA 홍건희의 높은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이로써 박승규는 2019년 프로 데뷔 후 8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전까지 최다 홈런이 지난해 64경기에서 기록한 6개였고, 통산 홈런도 작년까지 10개에 불과했다. 그랬던 그가 올해만 벌써 10개를 터트린 것이다.



그리고 9회 삼성이 2점을 내주면서, 결과적으로 박승규의 이 홈런이 없었다면 삼성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승규는 "사실 10홈런에 대해서는 큰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안 나오고 있다 보니 생각도 많았다"며 "홀가분한 기분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잘 눌리긴 했는데, 탄도가 낮아서 넘어갈 거라는 생각을 안 했다"며 "넘어가서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사실 박승규는 더 빨리 10홈런을 채울 수도 있었다. 이미 6월 초까지 9개의 홈런을 터트렸기 때문에 홈런 하나 정도는 금방 나올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6월 5일 광주 KIA전 이후 43경기 동안 무홈런 행진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옆구리 부상으로 여름에 결장한 기간도 있었다. 

이전 43경기를 돌아본 박승규는 "밸런스를 잘 유지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너무 깊게 들어갔다. 투수와 싸웠어야 됐는데 나 자신과 계속 싸우고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직 잡아가는 중이고, 과정이 잘 되고 있어서 결과는 나오는데, 과정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밸런스가 유지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박승규는 올해 타율 0.282, 10홈런 41타점 60득점, 7도루, OPS 0.878로 삼성 외야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박승규는 "타석에서 밸런스가 좋지 않아도 공 보는 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 플레이로 인해 팀 분위기가 올라는 게 큰 장점"이라고 얘기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게 지난 4월 10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이었다. 올 시즌 첫 경기에서 그는 3루타와 단타, 홈런을 차례로 터트렸다. 이후 4-4 동점이던 8회 2사 만루에서 장타성 타구를 날렸다. 2루까지만 가면 그는 사이클링 히트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승규는 코치의 멈춤 지시를 의식하지 않고 3루로 내달렸고, 다음 타자 류지혁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추가점을 올렸다. 이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개인 기록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큰 울림이 됐다. 



현재 삼성의 외야진은 구자욱-김지찬-김성윤 등 포화상태다. 하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김지찬이 나가게 되면서 한 자리가 비게 됐고, 박승규가 채울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박승규는 "우리 팀에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김)지찬이가 아시안게임에 가더라도 내가 시합을 당연하게 나간다고 생각을 안 한다"며 "좋은 컨디션인 사람이 시합을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똑같이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대구, 양정웅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