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 시절의 악몽이 재현되는 걸까. 이강인이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공개된 예상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후 팀의 스타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을 받으면서 기대 속에 새 시즌을 시작한 데다, 교체 투입돼 데뷔골을 터트렸던 말라가CF와의 개막전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터라 이강인의 챔피언스리그 예상 명단 제외는 의외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예상 명단에서 이강인을 밀어낸 선수가 다름아닌 프리시즌 동안 바르셀로나 이적을 요구하며 팀 분위기를 흐리는 등 말썽을 일으켜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훌리안 알바레스라는 점도 눈에 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지휘하는 스페인의 명문 아틀레티코는 오는 10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2026-2027시즌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맞붙는다.
경기를 앞두고 UEFA 사무국은 각 팀별 부상자와 징계 현황 등과 함께 예상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그런데 아틀레티코의 리버풀전 예상 선발 명단에서 이강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UEFA가 내놓은 예상 명단은 얀 오블락(골키퍼),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다비드 한츠코, 마르크 푸빌, 마르코스 요렌테(이상 수비수), 아데몰라 루크먼, 모르텐 히울만, 파블로 바리오스, 줄리아노 시메오네(이상 미드필더), 알렉스 바에나, 알바레스(이상 공격수)로 구성됐다.
아틀레티코 팬 매체 '에스토 에스 아틀레티'에서 내놓은 예상 선발 명단 역시 이강인을 제외했다. UEFA의 예상 명단과 유일하게 다른 것은 그리말도 대신 로메로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었다.
이강인 대신 들어간 선수는 알바레스다.
알바레스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도중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바르셀로나 이적을 희망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아틀레티코는 아스널 등 해외 구단이 아니라면 알바레스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알바레스는 휴가를 마치고 팀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컨디션을 이유로 훈련에 불참하는 등 구단과 팬들을 분노케 했다. 게다가 우울증 진단서까지 제출하며 출근 거부 자체를 정당화하려고 했다. 아틀레티코 팬들과 현지 언론은 바로 알바레스의 태업설을 제기했다.
알바레스가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됐을 때에도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 팬들은 알바레스를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0-3으로 대패한 아틀레틱 빌바오전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은 알바레스를 기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적한 이후 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알바레스가 남은 이상 사령탑으로서 팀 내 주요 전력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강인의 챔피언스리그 예상 명단 제외가 더욱 예민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다.
이강인은 PSG 시절 챔피언스리그, 특히 토너먼트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리그에서는 이강인을 곧잘 선발로 내보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이강인 대신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우스망 뎀벨레, 데지레 두에, 브래들리 바르콜라 등을 선발로 기용했다.
실제 이강인은 2024-2025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리그 페이즈 8경기와 16강 플레이오프 2경기에 출전했으나, 토너먼트에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은 것은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 연장전이 유일했다. 8강전부터는 아예 출전하지도 못했다.
지난 시즌도 리그 페이즈 4경기와 16강 플레이오프, 16강, 그리고 8강 1차전에 출전했으나, 리그 페이즈가 끝난 이후에는 모두 교체로 나섰다. 교체 명단에 포함되더라도 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부족한 출전 시간은 이강인의 이적 이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중요한 문제였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로 이적한 뒤에도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한다면 PSG 때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게 된다. 아무리 등번호가 7번이더라도 또다시 '내수용 선수'에 그치는 것은 이강인에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물론 이강인의 결장을 장담할 수는 없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이 루크먼과 함께 투톱으로 출전해 전방에서 호흡을 맞출 거라고 전망했다. 매체는 바에나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내려가고, 알바레스가 선발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을 기대할 이유는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에스토 에스 아틀레티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