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가 이런 하현승을 얻기 위해선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원)이 아닌 370만 달러(한화 약 50억원)를 제시해야 했을까. 18세 이하(U-18) 한국 야구대표팀이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하현승의 12탈삼진 완벽투를 앞세워 난적 대만을 꺾고 8년 만에 대회 우승에 청신호를 켰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대만과 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러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조별리그에서 만난 팀과의 상대 전적이 슈퍼라운드까지 유지되는 대회 방식상 대만을 꺾은 것이 결승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양 팀은 이날 나란히 등번호 1번을 단 좌완 에이스를 내세웠다. 대만은 류런유가 선발로 나서 한국 타선을 틀어막았고 한국은 KBO 2027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유력 후보 하현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현승은 150km/h가 넘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5⅔이닝 90구 2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의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선발승을 가져갔다.
하현승은 1회말 선두 타자 후천루이에게 초구 152km/h 직구를 꽂으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그러나 2사 후 3번 타자 장이안에게 150km/h 직구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허용하며 큰 위기를 맞았다. 2사 3루에서 만난 4번 타자 황스야오가 내야를 가르는 듯한 타구를 때려 대만 홈 관중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유격수 엄준상이 타구를 낚아채 러닝 스로우로 1루에 정확하게 던지는 호수비로 위기를 탈출했다.
2, 3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하현승은 4회말 선두 타자 류환우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8타자 만에 첫 출루를 내줬다. 그러나 1사 1루에서 포수 원지우의 정확한 2루 송구가 류환우의 도루를 저지하며 위기를 끊었고 하현승은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쳤다.
대만 선발 류런유도 만만치 않았다. 5이닝 무피안타 2볼넷 6삼진으로 한국 타선을 옭아맸다. 류런유는 1회초부터 2번 타자 조희성에게 156km/h 직구를 뿌리는 등 빠른 공으로 승부하며 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팽팽한 0의 균형은 류런유가 마운드를 내려가자마자 깨졌다.
6회초 선두 타자 남현우가 바뀐 투수 우하오샹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렸다. 무려 18번째 타석에서 나온 이날 한국의 첫 안타였다. 박보승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만든 뒤 조희성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 1사 2, 3루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엄준상의 유격수 앞 타구 때 3루 주자 남현우가 빠르게 홈을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렸다. 대만은 다시 투수를 교체했지만 이호민의 우익수 방면 희생 뜬공 때 3루 주자 조희성이 홈으로 들어오며 2-0 리드를 완성했다.
하현승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90구 투구 수 제한에 걸려 2사 1루,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내려갔다. 투구수 제한이 아니었다면 이닝을 마무리했을 장면이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것은 이날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한 엄준상이었다. 엄준상은 단 1개의 공으로 2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6회를 마쳤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 타자 장이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1루 견제로 아웃카운트를 올린 뒤 이후 타자들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달성했다. 결승타를 때린 타자가 마운드까지 올라 경기를 마무리하는 진정한 이도류 활약이었다.
양키스가 300만 달러 오퍼를 날렸지만 KBO 행을 선택한 하현승은 이날 12탈삼진 무실점으로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5이닝 6탈삼진의 류런유보다 훨씬 긴 이닝을 더 많은 탈삼진으로 마무리했다. 오는 21일 KBO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될 유력 후보가 국제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한국은 8일 싱가포르, 9일 태국과 남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상대 전적이 슈퍼라운드까지 유지되는 만큼 이날 대만전 승리가 결승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결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2018년 이후 8년 만의 대회 우승을 향한 여정이 순조롭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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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