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일본 여자 배드민턴 아이돌 미야자키 도모카가 세계랭킹 2위 왕즈이를 무너뜨리고 안세영과 중국 마스터즈 우승을 다투게 됐다.
결승전을 앞두고 경기력 못지않게 화제가 된 건 미야자키가 선보인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세리머니다.
다만 해당 작품이 한국에서 우익, 군국주의 논란까지 있었던 만큼 안세영과의 한일 결승을 앞두고 묘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세계랭킹 9위 미야자키는 5일(한국시간) 중국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즈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중국의 강자 왕즈이를 2-0(21-19 23-21)으로 제압했다.
단식 상위권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출전하는 슈퍼 750 이상 대회에서 미야자키가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접전이었다. 미야자키는 1게임에서 13-18까지 밀렸다. 중국 관중이 "왕즈이 짜요"를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상황이었다. 체력까지 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왕즈이의 공격을 끈질기게 받아내며 점수 차를 줄였고 18-19에서는 네트를 맞고 넘어간 셔틀콕이 상대 코트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랐다.
20-19에서는 왕즈이의 강한 스매시를 몸을 낮춰 받아낸 공이 절묘하게 코트 구석으로 떨어졌다. 21-19로 1게임 대역전승을 거뒀다.
기세를 탄 미야자키는 2게임에서도 왕즈이와 팽팽하게 맞섰다. 20-20에서 두 차례 듀스를 이어갔고 결국 23-21로 경기를 끝냈다. 안세영과 왕즈이의 결승전이 성사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미야자키는 2022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일찌감치 일본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야마구치 아카네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체력과 잦은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이전까지 BWF 월드투어 우승도 슈퍼 300 두 차례와 슈퍼 100 한 차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는 확실하다. 지난 7월 중국오픈 슈퍼 1000에서 4강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 2위 왕즈이를 중국 안방에서 잡았다.
드디어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세계 정상급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볼 만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일본배드민턴협회가 공개한 미야자키의 사진도 화제가 됐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미야자키가 웃으며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는 모습이었다.
일본 매체 디앤서는 이를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서 유명한 '심장을 바쳐라' 동작을 재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팬들은 "너무 귀엽다", "최고의 컨디션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한국 팬들에게 진격의 거인은 단순히 인기 애니메이션으로만 받아들여지는 작품은 아니다.
작품 속 군국주의적 이미지와 일부 설정, 작가를 둘러싼 과거 논쟁 등을 이유로 국내외에서 우익적 세계관을 담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오랫동안 우익, 군국주의 논란이 따라붙은 작품인데 미야자키는 이 작품의 상싱적인 포즈를 세리머니로 사용했다.
공교롭게도 미야자키의 결승 상대는 한국 안세영이다. 안세영은 같은 날 준결승에서 세계 3위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3 21-15)으로 완파했다.
안세영과 미야자키의 국제대회 결승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두 선수는 7차례 맞붙었고 안세영이 모두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과 상대 전적에서는 안세영이 압도적인 우위다. 하지만 왕즈이를 잡아낸 미야자키의 기세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
미야자키가 안세영이라는 벽까지 넘어 우승을 거머쥘 경우 진격의 거인 포즈가 다시 등장할지도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