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프로 9년 만에 마침내 달성한 100안타.
누구에겐 흔할 수도 있지만, 전민재(롯데 자이언츠)에게는 훈장과도 같은 결과였다.
전민재는 지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팀의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했다.
팀이 0-1로 뒤지던 5회초, 고승민의 볼넷으로 무사 1루가 된 가운데, 전민재가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선발 오스틴 보스를 상대한 그는 0볼-2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스위퍼를 공략했다. 타구는 2루수 쪽으로 향했는데, 류지혁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빠져나가면서 안타가 됐다.
단순히 득점권 찬스를 만드는 안타는 아니었다. 이 타석에서 전민재는 시즌 100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2018년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9년 만에 달성했다.
두산 시절 백업 자원이었던 전민재는 한 시즌 최다 안타가 61개(2024년)였다. 이후 2025년 롯데로 이적 후 101경기에서 타율 0.287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부상과 체력 저하 등의 여파로 100안타에서 5개가 모자란 95안타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에도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고 있는 전민재는 큰 슬럼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일 기준 113경기에서 타율 0.273(372타수 101안타), 8홈런 56타점 41득점, 11도루, OPS 0.705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부분의 누적 기록이 커리어하이를 달성했거나 이를 향하고 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전민재는 "솔직히 말하면 (100안타) 생각은 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실 전민재는 이미 100안타를 친 기분을 낸 적이 있다. 지난달 3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3회말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100호 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경기가 그만 비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전민재의 기록도 사라졌다. 전민재는 "그때도 안타 치고 '드디어 해냈다' 했는데, 갑자기 비기 쏟아졌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기록으로만 보면 99안타 이후 2경기 만에 100안타를 쳤지만, 날짜로 보면 5일의 공백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홉수가 없었다'는 말에 전민재는 "쉬는 날도 끼고 해서 생각보다 길었다. 그래서 '아, 이러다가 또 깊이 빠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고 고백했다.
100안타 달성 순간도 쫄깃쫄깃했다.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은 류지혁이 다이빙캐치로 타구를 잡을 뻔했기 때문이다. 전민재는 "지혁이 형이 슬라이딩을 해서 '제발... 빠져라...' 하면서 뛰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100안타는 풀타임 시즌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민재 역시 "아무래도 세 자릿수 안타는 한 시즌을 꾸준히 잘 치렀다는 그런 기록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남은 야구 인생에서 계속 쭉 기록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실 풀타임을 치른다고 해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100안타를 칠 수도 없다. 이제 어느 정도 '평균'이 만들어졌다고 봐도 될까.
전민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내가 느끼기에는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가 좀 심한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발전해야 될 부분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전민재는 7월 타율 0.111, 8월 0.267로 여름에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7월에는 21경기 타율 0.206에 그쳤지만, 더위가 기승을 부린 8월에 오히려 타율이 0.315로 상승했다. 그는 "덥긴 했는데, 폭염취소 규정이 생겨서 중간중간 휴식을 해서 크게 힘들지 않게 보냈다"고 말했다.
6월 중순에 이미 8개의 홈런을 쳐낸 전민재는 "올해 목표치를 두 자릿수 홈런으로 잡았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다 보면 잘 되는 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벌써 작년만큼 쳤다고 하니까 내심 기대는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3달 가까이 흘렀는데, 아직 시즌 9호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민재는 "(8호 홈런이) 전반기 때 아닌가. 다들 '두 자릿수 홈런 충분히 치지 않겠나' 했는데, 내가 볼 때는 '여기서 끝났다, 말이 빨랐다' 하면서 속으로 '한동안 안 나가겠구나' 했는데 역시나 그러고 있다"고 웃었다.
그래도 이제 홈런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전민재는 "솔직히 8개를 너무 빨리 쳤다고 생각했는데, 내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원래 홈런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홈런이 안 나온다고 밸런스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