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8)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승부처에서 대타로 등장해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 현지 중계진도 초구부터 과감하게 승부해 몸쪽 강속구를 장타로 연결한 이정후의 타격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2026 MLB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지난 3일 연장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샌프란시스코는 또 한 번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고, 시즌 성적은 58승83패가 됐다.
이날 이정후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 경기 전까지 최근 세 경기에서 14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타격감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휴식은 길지 않았다. 팀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상황에서 승부처가 찾아오자 토니 바이텔로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곧바로 호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초반부터 피츠버그에 끌려갔다.
선발 블레이드 티드웰이 1회말 1사 1루에서 연속 3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먼저 2점을 내줬다. 한동안 0-2의 스코어가 이어졌지만 6회말에는 무사 2루에서 좌완 레이베르 산마르틴의 송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했고, 이어 1사 1, 3루에서 재러드 트리올로의 땅볼 때 한 점을 더 허용하면서 격차가 0-4까지 벌어졌다.
반격이 절실했던 샌프란시스코는 7회초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조나 콕스와 터너 힐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면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바이텔로 감독은 앤드류 니즈너의 타석에서 이정후를 대타로 투입했다.
미국 현지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 중계진도 이 순간을 경기의 중요한 승부처로 바라봤다.
중계진은 "바이텔로 감독은 지금이 승부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0-4는 0-2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이정후의 대타 투입에 주목했다.
이정후에게 많은 공은 필요하지 않았다.
피츠버그 우완 크리스찬 커티스가 던진 초구 몸쪽 95.5마일(153.6km/h) 포심 패스트볼에 곧바로 배트를 돌렸다. 날카롭게 잡아당긴 타구는 우측 파울 라인을 따라 빠르게 뻗어나갔고, 우익수 브라이언 레이놀즈 옆을 통과한 뒤 펜스까지 굴러갔다.
2루 주자 콕스가 홈까지 내달렸고, 1루에 있던 힐은 3루에 안착했다. 이정후 역시 2루까지 들어가면서 시즌 28호 2루타를 완성했다. 4경기 만에 터진 안타이자 2경기 만에 수확한 타점이었다.
현지 중계진도 이정후가 만들어낸 장타에 감탄했다.
이들은 타구가 우측 선상을 빠져나가자 "이정후가 우측 라인으로 타구를 날렸다! 안타가 됐고 담장까지 굴러간다"며 콕스의 득점과 힐의 3루 진루를 빠르게 전달했다.
이어 "단 한 개의 공으로 이정후가 자이언츠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고, 추가 득점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한 부분은 이정후의 과감하면서도 정교했던 타격이었다.
중계진은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초구를 공략한 것을 두고 "시간을 전혀 낭비하지 않았다. 몸쪽으로 파고드는 초구에 빠르게 반응해 제대로 받아쳤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몸쪽으로 파고든 빠른 공을 장타로 연결한 이정후의 타격 기술에도 감탄했다.
중계진은 "공이 손 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는데도 이정후는 정확하게 공을 때려냈다. 배럴에 제대로 맞혔고,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점을 올렸고 자신까지 득점권에 들어갔다. 정말 훌륭한 타격이다"라고 극찬했다.
이정후가 만든 기회를 발판으로 샌프란시스코도 한 점을 더 따라붙었다. 대타 드류 캐버너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네이트 퍼먼의 땅볼 때 힐이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가 2-4가 됐다. 다만 크리스찬 코스가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나면서 이정후까지 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히려 8회말 1사 2, 3루에서 트리올로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한 점을 더 내줬다.
이정후는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날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지만 좌완 메이슨 몽고메리의 2구째 85.4마일(137.4km/h) 커브를 받아쳐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2-5로 패했다.
이정후의 최종 성적은 2타수 1안타 1타점. 시즌 타율은 0.282에서 0.283(487타수 138안타)으로 소폭 상승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이날 선발 명단에서도 빠졌던 이정후에게는 반가운 장타였다. 무엇보다 팀이 0-4로 끌려가던 승부처에서 대타로 투입된 뒤 초구부터 자신의 스윙을 가져갔고, 몸쪽 깊숙하게 들어오는 강속구를 정확하게 공략해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현지 중계진으로부터 "정말 훌륭한 타격"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낸 이정후가 이번 한 방을 계기로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