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롯데 자이언츠 역사상 최초로 두 자릿수 홀드를 따낸 신인이 등장했다.
'대졸 루키' 박정민이 후반기 첫 홀드를 기록하면서 팀의 연패를 끊는 데 기여했다. 친한 형과 배터리 호흡을 맞춰 더 의미가 있었다.
박정민은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팀이 3-2로 앞서던 8회말 등판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 제레미 비슬리가 4회와 5회 각각 1실점씩 기록했지만, 삼성 타선을 잘 막아내면서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사이 롯데 타선이 힘을 냈다. 6회 한동희가 삼성 선발 원태인의 하이 패스트볼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8회에는 황성빈이 3루타로 포문을 연 후 나승엽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3-2로 리드를 잡았다.
비슬리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이를 지키기 위해 박정민이 올라왔다. 선두타자 이재현을 상대로 초구부터 151km/h 낮은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그는 1루수 플라이를 유도해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1번 김지찬이 초구부터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박정민이 타구를 잡으려고 했으나 닿지 않았고, 유격수까지 공이 굴러가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그런데 유격수 송구가 1루로 향했는데, 김지찬이 2루로 향하려는 몸짓을 했다. 1루수 고승민이 이를 포착하고 주자를 몰고 갔다. 결국 런다운 끝에 김지찬이 태그아웃되면서 박정민은 안타를 맞고도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전날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터트린 김성윤을 상대한 박정민은 153~154km/h의 직구를 뿌리면서 힘을 과시했다. 슬라이더도 섞어가면서 타이밍을 빼앗은 박정민은 결국 9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날 박정민은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9회 최준용에게 마운드를 물려주면서, 박정민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홀드를 따냈다.
이로써 박정민은 시즌 10홀드를 채웠다. 이미 2020년 최준용과 2021년 김진욱이 기록한 롯데 역대 1년 차 신인 최다 홀드(8개)를 경신한 그는 최초로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린 루키가 됐다.
이후 최준용이 9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고, 이이무라 쇼타가 1, 2루 위기를 잘 틀어막으면서 롯데는 3-2로 승리했고, 6연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정민은 "(10홀드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다가, 주변에서 얘기해주셔서 알고 있었다"며 "최대한 의식을 안 하려고 했는데, 경기 끝나고 말을 들으니까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찬의 번트 상황에 대해서는 이미 포수와 얘기가 된 부분이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박건우는 "더그아웃에서 김지찬, 김성윤 선수 둘 중 한 명이 기습번트를 댈 거라고 미리 말해줬다"고 했다.
다만 예상과는 반대방향으로 가면서 박정민이 잡지 못했다. 그는 "무조건 처리하려고 앞으로 나갔는데, 타구가 너무 빨라서 처리 못하고 '아, 안타다' 했다"며 "다행히 런다운에 걸리는 걸 보고 오늘 이기라고 하늘이 도와주는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또한 김성윤과 끈질긴 승부를 펼친 상황에 대해서도 "상대하면서 체인지업을 정말 많이 던졌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다른 구종은 다 버리고 들어올 수도 있겠다 생각해서, 슬라이더도 거의 안 썼는데 던졌다"고 밝혔다. 이어 "체인지업을 최대한 아끼다가 마지막에 썼던 게 의도대로 볼 배합이 돼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일장신대 출신으로 올 시즌 롯데에 입단한 박정민은 개막전부터 세이브를 따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을 섞어 타자를 요리했고, 6월까지 이미 9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올스타에도 뽑혔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졌고, 제구력도 흔들렸다. 결국 한동안 2군에 내려가야 했다.
7월 30일 콜업된 박정민은 후반기 8경기에서 8⅓이닝을 소화하며 실점이 한 점도 없었다. 특히 전반기 9이닝당 7.3개였던 볼넷이 후반기에는 3개 아래로 내려가는 등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박정민은 "10홀드 기회가 없던 게 아닌데 내가 놓쳤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2군에 갔다 오면서 직구 커맨드가 잡혀야 타자를 상대하는 게 편해진다 생각해서 최우선으로 연습했다"고 한 그는 "휴식 때 잘 쉬려고 했고, 기술적으로도 여러 가지 신경을 썼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얘기했다.
이날 박정민의 기록은, 장충고 1년 선배인 포수 박건우와 함께해 더 의미가 있었다. 박정민도 "생각해보니 기분이 좋다. 고등학교 때 배터리를 했던 선수와 1군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건우는 "(박)정민이가 원래 구속이 151~152km/h가 나오는데, 오늘은 153km/h도 나오더라(최고 154km/h). 구위도 좋은데 코스도 잘 들어와서 내가 한 게 없다"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오늘 심판님도 뒤에서 자꾸 '볼이 좋다' 그러시더라. 내가 보기에도 살아서 공이 오더라"라며 "나는 고등학교 때만 생각했는데, 지금 153~154km/h를 던지는 게 신기하다"고 칭찬했다. 이에 옆에 있던 박정민은 "축하만 하라고"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