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정오께부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정 전 회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정 전 회장은 지난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처음 당선됐으나 4선까지 성공했으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 직전은 지난 5월 사임 의사를 밝혔고 7월에 사표를 공식 제출했다.
같은 달 말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홍 전 감독 등과 함께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시민단체에서 고발을 당했고, 이날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한 것이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정 전 회장이 2024년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요·협박·업무방해·업무상 배임 등 혐의의 고발장을 냈다.
이에 경찰은 정 전 회장이 회장의 위계와 지위 등을 이용해 감독 선임을 최종 승인하는 이사회의 업무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전 정 회장의 세 번째 임기였더 지난 2024년 7월 공석 중인 남자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홍 전 감독을 선임하고 발표했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참패 뒤 10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팀 지휘봉 잡은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을 매끄럽지 않았다.
정해성 당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홍 전 감독을 단수 추천자로 올렸으나 정 전 회장이 "외국인 후보도 면접을 해보라"고 하자 전격 사퇴했고, 이후 이임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권한을 행사해 외국인 후보 면접을 실시한 뒤 귀국 직후 울산 HD 사령탑이었던 홍 전 감독을 경기도 한 빵집에서 만나 2~3시간 면담 끝에 선임 완료하고 얼마 후 발표했다.
그러나 홍 전 감독 선임 직후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이를 모르고 있다가 소식을 접한 뒤 내부 고발을 하면서 축구팬과 국민들 사이에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이 전 총괄이사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권한을 갖고 있는지 여부, 홍 전 감독에 대한 전력강화위 내부의 편파 의견 공개, 정 전 회장의 감독 선임 개입 여부 등으로 문제가 커지면서 홍 전 감독 선임에 대한 공정성 지적이 빗발쳤고, 2026 월드컵에서 홍 전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1무2패로 참패하고 조별리그 탈락하면서 경찰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는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말 대한축구협회 특별감사를 통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한 절차가 있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경찰은 2일 정 전 회장을 상대로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홍 전 감독 선임을 위해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등 협회 임원이나 이사회 이사에게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청이 의혹의 정점인 정몽규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것은 지난 7월 1일 종로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이송받은 이후 처음이다.
종로서는 지난 2024년 7월부터 총 8건의 고발을 배당받아 정 회장과 이 전 기술이사 등 협회 관계자들을 조사해왔다.
하지만 배당 이후 약 2년간 별다른 처분을 하지 않았고, 올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실패" 등 문책성 발언과 여론의 질타를 받자 사건을 서울청 광수단으로 넘겼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청은 지난 6일 대한축구협회 등을 압수수색하고, 최근까지 다수의 전력강화위원과 이사회 이사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김정배 전 축구협회 상근부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4일 피의자 조사를 받은 홍 전 감독은 자신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정 전 회장과 따로 연락한 적이 없다며 의혹과 선을 그었다.
이 전 총괄이사는 경찰 조사에서 정몽규 전 회장의 발언을 구체적으 공개했다. 이 전 총괄이사는 "홍 전 감독을 포함해 모든 후보자를 선입견 없이 검토하라", "누구와도 계약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게 협상해달라'"등의 지시를 정 전 회장이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전 회장이 "한국 축구를 위한 이임생 TD(테크니컬 디렉터·기술총괄이사)의 판단을 믿는다"고 메신저를 통해 전해왔다고도 했다.
한편, MBC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들어선 정 전 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 개입한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 질문에 "부당 개입한 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