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영국 복싱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던 모지스 이타우마가 세계 타이틀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경기 막판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진 이타우마는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모습을 보였고, 경기 후 의료진의 치료를 받은 뒤 실신에 가까운 상태로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타우마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에서 공석인 IBF 헤비급 세계 타이틀을 놓고 필립 흐르고비치(크로아티아)와 맞붙어 9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이타우마에게는 자신의 프로 경력 15번째 경기이자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 벨트를 노리는 무대였다.
출발은 이타우마가 훨씬 좋았다. 사우스포 자세의 이타우마는 경기 초반부터 빠른 움직임과 연속적인 펀치로 흐르고비치를 압박했다. 1라운드부터 여러 차례 왼손 스트레이트를 적중시키며 주도권을 잡았다.
2라운드에는 흐르고비치가 이타우마의 오른손 훅을 맞고 균형을 잃으며 글러브가 캔버스에 닿았다.
하지만 이타우마는 초반부터 지나치게 많은 펀치를 쏟아냈다. 이타우마는 3라운드가 끝날 무렵 이미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이타우마는 이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5라운드 막판에는 강력한 어퍼컷을 적중시켰고, 6라운드에는 두 선수가 정면으로 펀치를 주고받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문제는 8라운드부터였다. 이타우마의 얼굴에는 점점 지친 기색이 드러났다. 흐르고비치는 상대의 공격을 버티면서 강력한 펀치를 준비했고, 이타우마가 계속해서 KO를 노리는 사이 체력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승부는 9라운드에서 뒤집혔다. 흐르고비치는 강력한 오른손을 적중시켰고, 이타우마는 뒤로 크게 비틀거리며 거의 로프 밖으로 넘어질 듯한 모습을 보였다. 간신히 쓰러지지 않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였다.
이를 지켜보던 주심은 경기를 중단했고, 이타우마의 TKO패로 처리됐다.
경기가 끝난 뒤 이타우마의 상태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타우마는 의료진의 치료를 받은 뒤 들것에 실려 링을 빠져나갔고, 이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이타우마는 들것에 누워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고, 눈을 뜨지 못한 채 그대로 실려나갔다. 사실상 실신에 가까운 상태였다.
당초 심각한 상황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타우마의 소속사 퀸즈베리 프로모션은 이후 이타우마가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타우마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패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1세인 그는 경기 전까지 14명의 상대를 상대로 모두 승리했으며, 그중 12번을 KO로 끝냈다.
이미 헤비급 복싱의 차세대 슈퍼스타로 거론됐으며,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역대 두 번째로 어린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경험의 차이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났다.
초반 이타우마의 공격을 버텨낸 흐르고비치는 후반전으로 갈수록 체력과 경험을 앞세워 반격했고, 결국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흐르고비치 역시 경기 후 "이타우마는 내가 링에서 상대해본 선수 가운데 최고다. 하지만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SNS /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