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세계 테니스의 전설 노박 조코비치의 시대가 끝나가는 걸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단계에서 전설이 무너졌다.
조코비치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1억800만달러) 남자 단식 1회전에서 49위 마리아노 나보네(아르헨티나)와 4시간 36분 혈투 끝에 2-3(6-7<5-7> 7-5 6-4 2-6 1-6)으로 졌다.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조코비치가 US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처음 출전한 2005년 대회부터 단 한 번도 1회전에서 패하지 않았다.
이번 패배로 조코비치의 남녀 통틀어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 25회 우승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39세가 된 조코비치는 신체적인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았다. 직전 신시내티 오픈에서도 무더위 속에 2회전에서 탈락했다.
당시 조코비치는 "지난 몇 년간 나를 괴롭혀온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 특히 습하고 더울 때 여러 문제가 생긴다"며 "습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긴장감 같은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 그게 오늘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출전하길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라며 다음 시즌 은퇴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리고 메이저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충격적인 1회전 탈락을 하고 말았다.
1세트에 3-0으로 앞서던 조코비치는 이후 역전을 당해 세트를 내줬다. 이 대회 1회전에서 조코비치가 리드를 허용한 건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후 2, 3세트를 가져간 조코비치는 4세트부터 걸음이 느려졌다.
특히 4, 5세트에 메디컬 타임아웃을 한 조코비치는 의료진으로부터 약을 받아먹고 허리 마사지를 받을 만큼 신체적인 한계를 보였다.
수건을 담는 통에 구토를 하는 등 조코비치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조코비치는 4세트의 마지막 다섯 게임을 연속으로 내줬다. 5세트 첫 게임도 나보네가 잇달아 따냈다. 겨우 5세트의 4번째 게임을 따낸 조코비치는 관중들이 응원하자 감격에 겨워 울컥했다.
조코비치는 패배가 확정되자 담담하게 나보네와 인사를 나눈 뒤 코트를 떠났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코트에서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상대의 승리에 너무 많은 것을 얻고 싶지 않다. 그에게 축하를 전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파이터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즐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조코비치가 지난 일곱 번의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여섯 번을 준결승에 적어도 진출했었다. 하지만 그가 매우 습한 상황에서 힘들어한 것에 팬들이 우려를 보였다"라며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해했다고 전했다.
신시내티 오픈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조코비치는 1회전 탈락 직후 계속된 건강 문제가 '심각한 문제'라고 표현했다.
조코비치는 "올해 거의 모든 경기에서 내가 겪은 증상 중 하나가 구토하는 것"이라며 "몸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련과 통증이 심하다. 결국 등과 어깨가 힘을 잃었고, 어깨를 완전히 닫을 수 없다"라고 털어놨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