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양정웅 기자) 2년 전엔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했던 40홈런 고지.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어느덧 생애 첫 40홈런까지 단 하나만을 남겨놓게 됐다.
KIA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6-1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날 게임에 이어 2연승을 달린 KIA는 시즌 전적 62승 50패 2무(승률 0.554)가 됐다. 5위 두산 베어스와 2경기 차로 벌어진 동시에 3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놓고 있는 중이다.
이날 KIA는 13안타 10사사구를 집중시켜 16점을 올렸다. 그랜드슬램 포함 2홈런 7타점을 올린 해럴드 카스트로의 활약도 빛났지만, 역전 홈런과 결승 적시타를 터트린 김도영도 빼놓을 수 없었다.
3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한 김도영은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0-1로 뒤지던 1회말 KIA는 선두타자 이호연이 무릎에 공을 맞고 출루했고, 2번 박상준도 볼넷을 골라내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도영은 볼카운트 2-2에서 롯데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의 6구째 155km/h 패스트볼을 밀어쳤다. 타구는 오른쪽 외야 불펜 쪽으로 향해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이 됐다. KIA는 순식간에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홈런은 김도영의 시즌 39호 홈런이었다.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8호포를 터트린 후 2경기 만에 나온 대포였다.
이는 2년 전 정규리그 MVP 시즌에 기록한 자신의 커리어 하이 홈런(38개)를 넘어서는 기록이었다. 2024년 38호포가 시즌 136경기(최종 141경기) 만에 나온 데 비해, 올해는 114경기 만에 터졌다.
만약 김도영이 다음 달 6일까지 홈런 2개를 더 치면 이승엽(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1999년 작성한 종전 최연소 40홈런 기록(22세 11개월 5일)을 넘기게 된다.
김도영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3으로 맞서던 3회말, KIA는 이호연의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1사 후 김도영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다시 리드를 잡았다. 김도영은 다음 타자 카스트로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이후 두 타석에서 삼진과 유격수 땅볼을 기록한 김도영은 다시 찾아온 빅이닝의 발판을 마련했다. 11-5로 앞서던 7회말, 1사 만루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투수 이민석이 폭투로 한 점을 내준 후, 김도영은 볼넷을 골라내 다시 만루를 이어갔다.
4번 카스트로가 우월 만루홈런을 터트리면서 김도영은 득점을 추가했다. 7회에만 5점을 얻은 KIA는 16-5로 달아났다.
이날 김도영은 5타석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3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홈런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이 같은 날 멀티홈런을 기록했으나, 김도영도 하나를 추가하며 순위를 유지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정말 중요한 순간에서 나온 홈런이라 더 짜릿했다. 팀에 도움이 되는 홈런이라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타석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로드리게스 선수의 공이 정말 좋다고 느꼈다. 직구 구위가 워낙 좋다 보니까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직구에 늦으면 답이 없겠다고 생각해서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면서 "정말 가볍게 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변화구를 받아친 결승타 상황을 언급하며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구나 생각했고, 다시 치라고 해도 못할 것 같은 느낌이어서 신기했다"고 얘기했다.
이날 홈런을 추가하며 김도영은 생애 첫 40홈런까지 한 개를 남겨두게 됐다. 2년 전인 2024년 그는 KBO 국내선수 최초의 40-40 클럽 가입을 노렸으나, 홈런 2개가 모자라 이를 해내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도루는 줄었지만, 오히려 홈런 페이스는 더 빨라졌다.
김도영은 "재작년(2024년)에 의식을 하고 쳐봐서, '정말 의식을 하면 칠 수 없구나' 하는 걸 빠르게 느꼈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그래도 40홈런이 금방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그때의 경험이 있어서 올해 이렇게 홈런을 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9월 이후 잔여경기 일정에서 김도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으로 손해보는 경기 수가 생각보다 적게 됐다. 그러면서 생애 첫 홈런왕 달성도 가능하게 됐다.
그래도 김도영은 덤덤했다. 그는 "운명을 받아들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할 것만 하고 가면 운명을 받아들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못 받는다면 그냥 그러려니 할 것 같다"며 "또 기회가 있기 때문에 다음에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연소 40홈런에 대해서도 김도영은 "정말 욕심이 하나도 없다. 이승엽 선배님이 더 대단한 기록을 가지고 계셔서 오히려 그 홈런 개수에 욕심이 생긴다. 지금 안 하더라도 별 생각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매년 성장하는 게 목표고, 38홈런 이상을 쳤기에 올해 목표는 다 이뤘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의 50홈런 가능성에 대해 "지금 (김)도영이의 능력치가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50개 이상 치는 것도 충분히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김도영은 "40개도 눈앞에 왔지만 실감이 안 난다"며 "내 인생에 이렇게 홈런이 많이 나올 거라 생각도 못했다. 40홈런도 실감이 안 나는데 50홈런은 전혀..."라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