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강인과 훌리안 알바레스가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진을 이끄는 그림이 완성되기도 전에 알바레스의 거취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FC 바르셀로나 이적을 원하는 알바레스와 그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아틀레티코의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스널이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했다.
여기에 아틀레티코 팬들의 야유와 구단 수뇌부, 알바레스 측의 공개적인 신경전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5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아스널이 알바레스 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노는 "아스널은 알바레스의 영입을 위해 아틀레티코가 원하는 이적료에 더 가까운 금액을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스널의 움직임에는 분명한 조건이 있다. 알바레스 본인이 이적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알바레스가 현재 가장 원하는 팀이 아스널이 아니라는 점이다. 로마노에 따르면 알바레스는 여전히 바르셀로나 이적을 원하고 있다. 그는 "선수는 여전히 FC 바르셀로나만 원하고 있다"며 "알바레스의 입장은 수개월째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역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같은 스페인 라리가에서 경쟁하는 바르셀로나로 알바레스를 보내는 것에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결국 알바레스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놓인 셈이다. 로마노는 "아스널로 갈 것인가, 아틀레티코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바르셀로나를 기다려 2027년에 이적할 것인가"라며 "이제 결정은 알바레스에게 달려 있으며, 아스널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는 2024년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공식전 106경기에 나서 49골과 17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뛰어난 경기력과 별개로 올여름 그의 미래를 둘러싼 논란이 폭발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알바레스가 아틀레티코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다.
알바레스는 당시 "적절한 시기는 아니지만, 숨기고 싶은 마음은 없다. 구단과 얘기를 마쳤고, 이적하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내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원하는 목적지는 같은 스페인 내 라이벌 클럽인 바르셀로나였다. 알바레스의 의중과 바르셀로나의 관심이 맞물리면서 이적 가능성이 커지는 듯했지만, 아틀레티코가 같은 리그의 경쟁팀으로 핵심 선수를 보내는 것을 거부하면서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알바레스가 아틀레티코에 복귀한 뒤에도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구단은 그를 훈련에 포함했고, 리그 경기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나타난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 24일 열린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알바레스의 이름이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호명되자 홈 팬들 사이에서 야유가 나왔다. 후반전에 알바레스가 교체 투입될 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 전후로 알바레스는 팬들의 끝없는 야유를 받았다. 경기 종료 후에는 동료들이 팬들에게 인사하러 이동했지만, 알바레스는 혼자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는 개인적인 판단이 아니라 구단 측의 권고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전해졌다.
이 장면은 현재 아틀레티코와 알바레스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욱 민감한 문제는 알바레스 측과 아틀레티코 수뇌부 사이에서도 공개적인 설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아틀레티코 CEO 미겔 앙헬 힐 마린은 알바레스의 에이전트 페르난도 이달고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훌리안의 프로 경력에 대해 최고의 조언자들이 곁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달고는 자신의 SNS에 "거짓말쟁이에게 왜 거짓말을 했는지 묻지 마라. 설명하려면 또다시 거짓말을 해야 할 테니까"라고 적었다.
직접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힐 마린의 발언 이후 나온 메시지였다는 점에서 양측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널이 알바레스의 새로운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아스널은 이적시장 마지막 일주일 동안 알바레스 또는 아틀레티코 측에서 협상이 가능하다는 신호가 들어올 경우 즉시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스널은 단순한 관심 수준을 넘어 협상이 열릴 경우 빠르게 영입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스널의 안드레아 베르타 단장은 지난해까지 아틀레티코에서 같은 역할을 맡았고, 2024년 알바레스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아틀레티코로 이동하는 과정에도 관여했다.
금액 역시 상당할 전망이다. 아스널은 지난 2023년 데클란 라이스를 영입하면서 1억 500만 파운드(약 1982억원)를 지불했는데, 알바레스 영입을 위해 이 구단 최고 이적료 기록을 넘어서는 투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틀레티코가 알바레스 매각에 실제로 나설 경우 요구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억 3000만 파운드(약 2423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강인에게도 알바레스의 결정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두 선수는 아틀레티코에서 함께 뛰고 있지만, 알바레스가 이적한다면 기대됐던 조합이 시즌 초반부터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알바레스가 잔류한다면 이미 팬들과 구단 수뇌부, 에이전트 사이에 깊어진 갈등을 안고 시즌을 이어가야 한다.
시즌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이강인과 알바레스가 함께 아틀레티코 공격진을 이끌 수 있을지, 아니면 알바레스의 이적설이 결국 현실이 되면서 둘의 동행이 짧게 끝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 로마노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