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양정웅 기자) 통산 170세이브를 눈앞에 두는 동안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포크볼에 오히려 당하면서 최악의 엔딩을 맞이했다.
롯데는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5-8로 패배했다.
8월 중순 이후 파죽의 5연승을 달리던 롯데는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1-3으로 지면서 연승이 끊겼다. 여기에 광주 3연전 첫 경기를 지면서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6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5위 두산과 승차는 9경기로 벌어졌다.
이날 롯데는 상대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4회까지 단 2안타에 묶였다. 앞선 롯데 상대 등판이었던 6월 4일 광주 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는 5회 고승민과 한태양의 연속 안타와 전민재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윤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손성빈이 좌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2-2 동점이 됐다.
이어 2사 1, 3루에서 나승엽이 친 타구가 중견수 키를 넘어가면서 2루타가 됐고,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롯데는 2점 리드를 챙겼다.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까지 이어지면서 롯데는 5회에만 5점을 내면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선발 제레미 비슬리가 6회 하주석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면서 한 점 차로 쫓겼으나, 이이무라 쇼타와 최준용이 8회까지 이어던지면서 실점을 막아내며 롯데는 리드를 이어갔다. 그리고 9회말이 됐다.
롯데는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김원중을 9회 투입했다. 그는 이날 세이브를 따내면 통산 170번째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었다.
김원중은 홈런 선두(38개) 김도영을 초구에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1사 후 나성범에게 연속 5개의 포크볼을 던졌지만, 7구째 바깥쪽 볼을 공략당해 좌익수 옆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이창진에게 포크볼로 카운트를 잡은 후 빠른 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면서 2아웃이 됐다.
KIA는 김호령이 김원중의 한가운데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익수 앞 안타를 기록해 불씨를 살렸다. 이어 김태군까지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가 됐다.
여기서 KIA는 변우혁 타석에서 이호연을 대타로 투입했다. 초구 낮은 포크볼에 방망이를 헛돌린 그는 바깥쪽 유인구를 참으면서 2볼-1스트라이크가 됐다. 이어 4구째 가운데로 포크볼이 들어오자 이호연이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계속 비행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만루홈런이 됐다. 역대 최초 9회말 2아웃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김원중은 마운드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였다.
이호연은 경기 후 "일단 '내 스윙을 하자. 소극적으로만 치지 말자' 이 생각을 가지고 했다"며 "대기 타석에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존을 높게 설정하고 들어가라고 하셨던 게 좋은 방향성이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대기타석부터 포크볼만 노렸다"고 한 이호연은 "(초구 헛스윙 후) 다시 설정했다. 아예 높게 설정하자고 생각한 게 운이 좋았다"고 얘기했다.
이범호 감독 역시 "낮은 코스는 버리고 존을 높게 보라고 했는데 낮은 코스 초구를 헛스윙하면서 감을 잡은 것 같다"고 했다.
김원중은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 44.4%, 포크볼 46.1%의 구사율(스탯티즈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사실상 '투 피치 투수'나 다름 없다. 포크볼이 말을 잘 들을 때면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간다.
하지만 그게 되지 않았을 때는 유인구가 먹히지 않으면서 불리한 싸움이 된다. 이날 역시 김원중은 첫 타자 나성범부터 첫 포크볼만 헛스윙을 유도했을 뿐, 골라내거나 커트하면서 결국 안타가 됐다. 김호령에게 안타를 맞은 공도, 이호연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은 공도 한가운데 포크볼이었다.
김원중은 8월 들어 6경기에 등판,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1.60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8월 시작 당시 3.62였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5.09까지 상승했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