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클리말라의 리그 10호 골은 최근 세상을 떠난 그의 할머니를 위한 골이었다.
클리말라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천FC1995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5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4분경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FC서울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클리말라의 선제골 덕에 승리를 거둔 서울은 승점 53점(16승5무4패)으로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3연승과 5경기 무패(3승2무)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탔다.
안데르손과 함께 투톱으로 출전한 클리말라는 최전방에서 부천 수비진을 괴롭히는 한편 공격 작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서울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후반 4분에는 최준의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돼 자신의 앞에 떨어지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탁월한 골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울의 최다 득점자 클리말라는 이 득점으로 시즌 10호 골을 기록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지목돼 기자회견을 진행한 클리말라는 "경기 전부터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알고 있었다. 부천이 깊게 내려서 수비를 할 거라는 걸 알아서 선수들끼리 차분하게 경기를 하자고 말했다. 라인을 잘 깨는 것과 크로스의 정확도가 중요했다. 부천의 역습이 빠르기 때문에 우리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부천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막판에 템포를 늦추다 보니 부천에 몇 차례 공격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승점 3점을 가져왔기 때문에 기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클리말라는 이날 득점으로 올 시즌 부천을 상대한 3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클리말라는 "부천과의 모든 경기가 어려웠다. 부천은 타이트하게 수비를 하는 팀이다. 득점 찬스가 많이 나오는 경기가 아니다. 공격수 입장에서는 기회가 한 번 밖에 없을 때도 있다. 오늘도 찬스가 한두 번밖에 없었다"며 "부천과의 모든 경기에서 득점을 한 것보다 오늘처럼 힘든 경기에 공격수로서 한 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팀에 승리를 안긴 것이 기쁘다"고 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도 의미가 있다. 서울은 클리말라가 10골을 달성하면서 2023시즌 나상호(12골), 2024시즌 일류첸코(14골), 2025시즌 린가드(10골)에 이어 네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공격수를 보유한 팀이 됐다.
그러나 클리말라는 득점 기록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아무 의미 없다. 물론 기쁘다. 공격수로서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면서 팀을 돕고 있어서 기쁜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면서 "올 시즌은 개인적인 감정이 섞여 있다. 긴 부상을 겪었다. 서울처럼 큰 구단에서 오랜 시간 부상으로 빠진 선수에게 믿음을 주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0골을 넣고 팀이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기쁘게 생각하지만, 10골을 넣은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역할은 공격수로서 최대한 많은 골을 넣는 것이다. 시즌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클리말라는 평소 선보이는 '슈퍼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클리말라는 "개인적으로 슬픈 시기를 보냈다. 감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 더 말하기는 어렵다. 하늘에 계신 분께 득점을 선물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클리말라는 경기 이틀 전 할머니를 떠나보냈다. 부천전 골은 돌아가신 할머니께 바치는 골이었던 셈이다.
우승에 대해서는 클리말라 역시 조심스럽다.
클리말라는 "감독님께서는 조심스럽게 말씀하신다는 걸 안다. 지금 시점에서 우승을 논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좋든 싫든 우승을 이야기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금의 승점 차는 운이 따른 게 아니라 감독님의 준비와 선수들, 코칭 스태프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만든 결과"라면서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지금 우리가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13경기가 남았다. 한 경기라도 실수하면 잡힐 수 있는 승점"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도 클리말라는 "선수들이 풀어지고 방심할 수 있는 상황에도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이 흔들리거나 방심하지 않고 있어서 충분히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을 향해 믿음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 비해 응집력이 생긴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클리말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동의한다. 지난 시즌과 비해 차이점이 있다. 선수로서 매 경기 감독님께서 준비하시는 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고 있다. 감독님의 게임 플랜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 부분이 도움이 된다"며 "매 경기 득점할 때도, 하지 못할 때도, 선제골을 실점할 때도 있지만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대전전에서도 그랬고, 골을 많이 넣은 안양전에서도 집중했다. 점수 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했다.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