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지난 3월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누볐던 한국계 내야수 셰이 위트컴(27)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부름을 받았다. 이제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25일(한국시간)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에서 뛰고 있던 위트컴을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콜업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날 위트컴을 비롯해 내야수 네이트 퍼먼, 외야수 그랜트 맥크레이, 투수 앤서니 몰리나와 라이언 워커를 한꺼번에 불러올리며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재편했다.
부상 악재가 이어진 데 따른 변화다. 윌리 아다메스가 왼쪽 팔꿈치 염좌, 빅터 베리코토가 오른쪽 무릎 타박상, JT 브루베이커가 갈비뼈 타박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고, 브라이스 엘드리지는 경조사 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는 대거 빈자리가 발생한 빅리그 로스터를 채우기 위해 위트컴 등에게 기회를 줬다.
위트컴에게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이후 처음으로 찾아온 빅리그 기회다.
위트컴은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휴스턴의 지명을 받은 내야수다. 특히 마이너리그에서는 장타력을 앞세워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3년 더블A와 트리플A에서 35홈런을 터뜨려 마이너리그 전체 공동 홈런 1위에 올랐고, 2024년에는 트리플A에서 25홈런을 기록하며 빅리그 데뷔 기회까지 잡았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4년 데뷔 이후 세 시즌 동안 휴스턴 소속으로 57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167, 출루율 0.216, 장타율 0.292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네 차례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지만 17경기서 타율 0.130(23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에 머물렀다.
결국 휴스턴은 지난 11일 외야수 넬슨 벨라스케스를 웨이버로 영입하면서 40인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위트컴을 방출대기(DFA) 조치했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가 곧바로 움직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4일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위트컴을 영입한 뒤 트리플A 새크라멘토로 보냈고, 약 열흘 만에 그를 빅리그로 불러올렸다.
한국 야구팬들에게 위트컴은 이미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 유니 위트컴이 한국 출생인 한국계 선수로, 모계 혈통을 통해 지난 3월 열린 2026 WBC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위트컴은 대회를 앞두고 'MLB닷컴'을 통해 한국 대표팀 출전에 대해 "어머니의 나라를 대표하고 그런 방식으로 어머니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WBC 데뷔전부터 장타력을 제대로 뽐냈다. 위트컴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두 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3타점을 쓸어담아 한국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수년간 보여줬던 파워를 국제무대에서도 증명한 셈이었다.
무엇보다 당시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가 바로 이정후다. WBC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던 두 선수가 불과 몇 달 만에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만나게 됐다.
재회와 동시에 두 선수는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리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정후가 3번 지명타자로 출격하는 가운데 빅리그로 콜업된 위트컴은 곧바로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샌프란시스코의 입장에서도 위트컴의 다재다능함은 매력적인 요소다. 위트컴은 내야 여러 포지션뿐 아니라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이다. 여기에 마이너리그에서 여러 차례 증명한 장타력과 한 시즌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주력까지 갖췄다.
휴스턴에서는 제한된 출전 기회 탓에 자신의 장점을 빅리그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지만, 선수단에 부상자가 속출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전보다 많은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웨이버 클레임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지 약 열흘 만에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된 가운데,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강렬한 장타력을 뽐냈던 위트컴이 이정후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X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