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송성문(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결국 빅리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최근 출전 기회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샌디에이고가 벤치 공격력 강화를 위한 로스터 개편에 나서면서 송성문이 트리플A로 향하게 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발표를 인용해 "샌디에이고가 송성문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고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외야수 더스틴 해리스를 콜업하는 대대적인 로스터 변화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외야수 해리스의 계약을 선택해 40인 로스터와 26인 액티브 로스터에 동시에 등록했다. 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송성문을 산하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로 내려보냈다. 오른손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는 6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으로 이동하면서 40인 로스터 한 자리도 비웠다.
송성문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결정이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송성문은 2025시즌 144경기에서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7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종료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고,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07억원)에 계약하면서 꿈에 그리던 미국 무대에 입성했다.
출발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 기간 오른쪽 옆구리 부상이 재발하면서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송성문에게 주 포지션인 3루뿐 아니라 1루와 2루, 외야까지 맡기는 '슈퍼 유틸리티' 역할을 구상하고 있었다. 송성문 역시 "내 목표는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것이고, 팀이 원하는 어떤 포지션에서든 뛰는 것"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부상을 털어낸 뒤에는 빅리그에 올라와 4개월 넘게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지켰지만, 확실한 입지를 다지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SI'는 송성문의 강등 배경을 짚으면서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출전 기회를 주목했다. 매체는 "송성문은 메이저리그에서 4개월 이상 머물렀지만 최근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송성문은 지난 13일 이후 단 3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지난 20일 뉴욕 메츠전에서 기록한 타석이 전부였다. 8월 들어 선발 출전은 단 4경기에 불과했고, 안타 역시 2개에 머물렀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올 시즌 전체 성적도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송성문은 빅리그에서 134타석을 소화하면서 타율 0.202, 1홈런, 15타점, OPS 0.569를 기록했다. KBO리그 마지막 시즌 보여줬던 장타 생산력을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포스트시즌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즌 막판 벤치에 보다 강한 공격력을 더하는 쪽을 택했다.
송성문 대신 빅리그의 부름을 받은 해리스는 최근 트리플A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샌디에이고 산하 엘파소에 합류한 뒤 타율 0.350, 6홈런 26타점 OPS 1.039를 기록했다. 볼넷 14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은 12개에 불과했고, 도루도 10개를 성공시키며 장타력과 기동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벤치에서 더 많은 장타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뛰어난 스피드까지 갖춘 해리스에게서 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샌디에이고가 당장 벤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격력과 기동력을 보강하기 위해 송성문 대신 해리스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다만 송성문의 빅리그 시즌이 그대로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송성문은 트리플A 엘파소에서 보다 꾸준하게 타석을 소화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SI' 역시 "송성문은 트리플A로 돌아가 공격적인 부분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며 "포스트시즌 이전에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10월에는 수비 대체나 대주자 역할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의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이번 강등이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도전 전체를 평가하는 결과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치열한 빅리그 생존 경쟁 속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방망이로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가 트리플A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통해 타격감을 되찾고 다시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X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