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10-14 15:22
스포츠

韓 축구, 2030 월드컵 못 나간다? FIFA-AFC, 대한축구협회에 공식 서한…"혁신위, 정부 개입이면 제재"→"엄연한 내정 간섭" 목소리도

기사입력 2026.08.25 01:20 / 기사수정 2026.08.25 01:2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정부 주도로 출범한 K-축구혁신위원회(혁신위)의 활동 내용을 들여다보기 위해 활동 내용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악의 경우 징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축구계에 따르면 FIFA와 AFC는 지난 23일 대한축구협회에 공식 서한을 보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사임 이후 회장 공석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보궐선거 상황과 최근 협회를 둘러싼 여러 현안에 대한 업데이트 요청이었다.

또 혁신위의 활동 내용과 논의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지난달 6일 출범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한국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출범 과정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심이 됐다. 박지성 FIFA 남자축구 이해관계자위원회 위원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방안까지 추진됐다.

그러나 FIFA가 각국 정부의 축구협회 행정 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결국 최 장관은 첫 회의에서 공동위원장 자리를 내려놨고,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대신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혁신위는 박지성, 유승민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 장관은 일반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혁신위는 출범 당시부터 FIFA 규정 문제를 의식했다. 박지성 공동위원장은 첫 회의 직후 정부 개입 우려에 대해 "혁신위를 처음 출범할 때부터 그 부분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당연히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혁신위는 정치적으로 개입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FIFA와 AFC는 이를 그대로 넘기지 않았다. 이번 공식 서한에서 직접 설명을 요구했다.

특히 전해진 서한 내용 가운데 가장 민감한 부분은 '제3자의 영향력'이다.

FIFA와 AFC는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모든 회원 협회는 제3자의 부당한 영향력 없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FIFA와 AFC 규정에 따른 제재가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FIFA는 그동안 각국 축구협회의 독립성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정부가 협회장을 임의로 해임하거나, 협회 운영을 직접 통제하거나, 선거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경우 FIFA 회원 자격 정지 등의 중징계가 내려진 사례도 있었다.

한국 역시 FIFA 회원 협회인 만큼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협회장 선거 제도다.

혁신위는 지금까지 회장 선거 방식 개편을 핵심 과제로 다뤄오면서 다양한 권고안을 논의했다.



문제는 FIFA가 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혁신위가 단순히 자문만 제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박지성 공동위원장 역시 "혁신위는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을 주는 것"이라며 "다음 축구협회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여 운영할지는 남겨둘 수밖에 없다"고 법적 강제력이 없는 자문기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구성된 기구가 협회장 선거 방식이나 거버넌스에 구체적인 개편안을 제시하고, 그 내용이 실제 협회 운영에 상당 부분 반영된다면 FIFA와 AFC가 이를 '부당한 외부 개입'으로 해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국제대회 출전 금지 같은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2~3년간 국제대회 출전 금지 등의 징계가 실제 나오면 한국은 2030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참여할 수 없어 본선 참가도 사실상 무산된다.



다만 2010 남아공 월드컵 직후 프랑스가 정부 차원에서 비슷한 조치를 했으나 FIFA가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은 사례도 있어 국제축구계의 향후 방향이 어떻게 설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2010년에 프랑스 정치권은 FIFA에 "사실상의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이후 FIFA는 조용히 물러났다.

최근 축구팬과 국민들 사이에서도 FIFA 혹은 AFC의 제재 우려에 "내정 간섭"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