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의 '수호신' 이영하가 프로 데뷔 첫 단일 시즌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올해 활약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선발투수로 던지고 싶다는 포부도 솔직하게 밝혔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3차전에서 3-1로 이겼다. 2연패를 끊고 기분 좋게 한 주를 마감했다.
이영하는 이날 9회초 2점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1루수 강승호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한동희, 고승민, 한태양까지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영하는 지난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9세이브를 수확한 데 이어 아홉수 없이 20세이브를 손에 넣었다. 올해 팀 사정상 커리어 최초로 풀타임 마무리 보직을 소화 중인 가운데 기대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다.
이영하는 20세이브 달성 직후 인터뷰에서 "마무리를 하다 보니까 20세이브까지 왔다. '내가 몇 개를 해보자'라고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치르고 있지 않은 상태인데 오히려 이런 생각이 없어서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세이브 숫자는 의식하지 않고 최대한 점수를 안 주고 막아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영하는 2025시즌 종료 후 커리어 첫 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했다. 2016년 프로 입단 때부터 몸 담았던 두산과 4년 보장 46억원, 최대 52억원에 도장을 찍고 잔류했다.
이영하는 당초 2026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유력했지만,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 초반 부진 여파로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셋업맨 임무를 부여받았던 상황에서 기존 마무리 김택연이 성장통을 겪게 되며 대신 클로저의 중책을 맡았다.
이영하는 최근 10경기 11⅓이닝 1승 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로 베어스의 뒷문을 든든하게 잠가주고 있다. 최근 몇년 중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지만, 본인은 일단 향후 시즌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영하는 "내 궁극적인 꿈은 선발투수다. 마무리에서 잘 하고 있지만, 마음속 한 구석에 채워지지 않는 게 있다"며 "곽빈과 최민석이 선발투수로 10승 이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일단 팀이 원하는 위치에 맞춰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던지면서 내 욕심을 계속 어필해 보려고 한다"고 웃은 뒤 "FA 계약 때 구단에 너무 감사했다. 스스로 '4년 동안 노예 생활하자'라는 마음이었다. 물론 계속 선발투수를 하고 싶은 마음을 얘기하겠지만, 결국 팀과 나 모두 뭔가 딱 맞아야 하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4년차였던 2019시즌 29경기 163⅓이닝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투수로 발돋움이 기대됐지만, 이듬해부터 매년 성장통을 겪었다.
이영하는 "17승을 했던 2019년의 기억은 가물가물해져 간다. 이 기억을 잊기 전에 선발투수를 빨리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뒤 "우선 올해 세이브를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 30세이브까지 가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일단 블론 세이브가 나오지 않는 게 제일 첫 번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