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챌린지가 남아있었는데, 왜 사용하지 않았을까.
타율 0.290대마저 깨져버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지막 타석에서의 볼 판정은 아쉽기만 하다.
이정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2026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출전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오슬레이비스 바사베(2루수)~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윌리 아다메스(유격수)~브라이스 엘드리지(1루수)~빅터 베리코토(좌익수)~이정후(우익수)~앤드류 키즈너(포수)~조나 콕스(중견수)~크리스찬 코스(3루수)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첫 타석부터 이정후는 상대 호수비에 장타를 도둑맞았다. 2-0으로 앞서던 1회초 1사 1, 2루에 들어온 그는 보스턴 선발 제이크 베넷과 상대했다.
초구 볼을 골라낸 뒤 다음 2개의 공이 파울 팁이 되면서 1볼-2스트라이크가 됐다. 이정후는 4구째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측 외야 펜스 '그린몬스터'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 키를 넘기는 듯했으나, 일라이 화이트가 점프해 공을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만 하나 올라갔다.
이후 이정후는 침묵을 이어갔다. 3회 2사 1루에서는 가운데 싱커를 받아쳤지만 2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6회에는 스위퍼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아쉬운 장면은 9회에 나왔다. 4-5로 뒤지던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이정후는 상대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과 맞붙었다. 초구 낮은 볼을 골라낸 이정후는 2구째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들어오는 94.3마일의 싱커에 배트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제임스 진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명백한 오심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정후나 샌프란시스코 벤치는 ABS 챌린지를 요청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왼손을 어깨까지 올렸으나, 챌린지 요청을 뜻하는 '헬멧 치기'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샌프란시스코가 ABS 챌린지 가능 횟수가 2개나 남았다는 점이었다. 올 시즌 MLB에 도입된 ABS 챌린지는 9회 정규이닝 안에서 두 차례가 가능한데, 이를 통해 번복이 되면 횟수가 차감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말 2사 1루에서 선발투수 맷 윌킨슨의 낮은 슬라이더가 볼 판정을 받자 챌린지를 시도해 번복에 성공했다. 이어 6회 수비에서도 닉 소가드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 모서리에 걸린 공을 판정 번복으로 이끌어냈다.
두 번의 챌린지 모두 성공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횟수 소모 없이 9회까지 2개를 남겼다. 그런데 이정후 타석에서는 이를 시도하지 않았다.
결국 억울하게 스트라이크 하나가 추가된 이정후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패스트볼에 배트를 냈지만, 투수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로써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보스턴 원정 3연전에서 타율 0.091(11타수 1안타)에 머물렀던 그는 시즌 타율도 0.291에서 0.289로 떨어졌다. 경기 종료 기준 이정후가 시즌 타율 0.280대가 된 건 지난 5월 31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정후의 마지막 타석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에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뉴올리언스 지역 스포츠 칼럼니스트인 게리 스미스는 "이젠 샌프란시스코 팀 내에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인가. 9회 1점 차 선두타자로 나온 이정후가 2구째 볼에 챌린지 없이 그냥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공이 낮았고, 2볼-0스트라이크가 될 뻔했다. 2번의 챌린지 기회가 있었다"고 꼬집은 스미스는 "팀 전체가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베테랑 기자 도니 콜린스도 "9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정후가 챌린지를 시도하지 않았다"며 "샌프란시스코에는 2개의 챌린지가 모두 남아 있었다. 이는 이닝 전체를 바꿨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도 4-5로 패배했다. 1회 엘드리지와 베리코토의 적시타로 2점을 올린 후, 2회 콕스의 솔로포로 3-0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보스턴도 2회 소가드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후 3회 1점, 4회 2점을 올려 역전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 MLB.com 캡처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