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 출연진
(엑스포츠뉴스 정민경 기자) 고(故) 전유성이 뿌린 웃음의 씨앗이 어느덧 14년째 꽃을 피웠다. 사람으로 치면 중학생이 된 '부코페'는 고인이 떠난 뒤에도 그가 사랑했던 코미디와 마술로 웃음을 이어가고 있다.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이 지난 21일 막을 올리고 본격적인 축제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 2013년 첫 발을 뗀 '부코페'는 어느덧 14회를 맞았다. 축제는 해를 거듭하며 국내외 코미디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표 코미디 축제로 성장했다.
이번 14회 '부코페' 역시 개성 넘치는 코미디언들이 총출동한 블루카펫, 국내외 코미디언들의 공연, 밴드 QWER의 축하 무대 등 화려한 볼거리로 채워진 개막공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제14회 '부코페' 개막공연에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코미디계의 대부 故 전유성 추모 영상을 상영하고, 그의 이름을 딴 상을 신설했다.
전유성의 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 영상이 상영되자, 유쾌했던 현장도 잠시 그리움에 젖었다.
전유성은 지난해 '부코페' 명예위원장을 맡았고, 당시 '코미디 북콘서트' 행사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 이유로 함께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9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14년간 쉼 없이 웃음을 선사해온 '부코페'지만 올해는 전유성의 부재가 유독 크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전유성이 남긴 웃음과 유산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의 코미디 정신을 계승하고 국내 코미디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1st 개그맨 전유성 상' 초대 수상자로 박준형이 호명됐다. 고인의 이름과 정신을 다음 세대 코미디언들에게 이어가기 위한 또 하나의 씨앗이 심어진 셈이다.
이튿날인 22일에는 고인의 이름을 내건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 공연이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은행에서 펼쳐졌다. 무대에는 이홍렬, 신봉선, 김신영, 이재형, 한현민, 정진욱이 출연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했다.
전유성이 위독할 당시 직접 간병까지 맡을 만큼 각별했던 제자 김신영도 이날만큼은 눈물 대신 웃음을 택했다. 고인과 함께했던 추억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누구보다 웃음을 사랑했던 스승의 뜻을 무대 위에서 마음껏 펼쳐보였다.
그런가 하면 전유성의 사위 김장섭 씨도 깜짝 등장해 풍선을 활용한 마술을 선보였다. 평소 마술에 관심이 많았던 장인을 언급하며 객석 분위기를 띄웠다.
공연 내내 객석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엄숙하고 슬픈 분위기 대신, 마음껏 웃고 즐기며 고인을 기억한 후배들의 무대는 전유성다운 또 하나의 추모 방식이 됐다.
전유성이 사랑했던 마술 역시 '부코페'에서 계속됐다. 같은 날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라이브홀에서는 마술 공연 '더블(Double)'이 펼쳐졌다.
FISM 세계 마술 챔피언 노베르 페레와 그의 어시스턴트인 유럽 마술 챔피언 찰리 매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마술사 김민형이 한자리에 모여 각기 다른 매력의 마술을 선보였다.
객석과 호흡하는 마술도 이어졌다. 한 유학생은 카자흐스탄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했고, 무대에 올라 공연에 활기를 더했다. 국적과 언어를 넘어 웃음을 나누는 풍경은 어느덧 국제적인 코미디 축제로 성장한 '부코페'의 현재를 보여줬다.
故 전유성이 떠난 뒤 처음으로 개최된 제14회 '부코페'에는 여전히 고인을 향한 그리움이 남아 있었지만, 그가 남긴 웃음 역시 멈추지 않았다.
생전 누구보다 새로운 웃음을 찾아다녔던 전유성의 뜻은 자신이 뿌린 씨앗들이 활짝 피어난 제14회 '부코페' 곳곳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정민경 기자 sbeu300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