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양정웅 기자) 본인도 야구 인생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맹타 행진이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통해 안정을 찾은 조수행(두산 베어스)이 여름 들어 모두를 놀라게 하는 타격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조수행은 21일 기준 올 시즌 88경기에 출전, 타율 0.353(116타수 41안타), 0홈런 14타점 21득점, 13도루(3실패), 출루율 0.427 장타율 0.414, OPS 0.841을 기록 중이다.
통산 200도루를 눈앞에 두고 있고(193도루), 2024년에는 64도루로 타이틀을 차지할 만큼 빠른 발은 정평이 났다. 하지만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 나오면서 타격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나마 풀타임에 가까웠던 2024년 타율 0.265, 87안타가 눈에 띄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5월까지 벤치멤버로,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이어 6월 들어 조금씩 스타팅으로 나오는 일이 잦아지더니, 류승민이나 손아섭 등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8월 들어 조수행의 방망이가 불타고 있다. 그는 8월 11경기에서 31타수 16안타, 타율 0.516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올리고 있다. 18일부터 열린 창원 NC 다이노스전 3연전에서는 12타수 8안타(타율 0.750)로 쳤다하면 안타인 수준으로 나갔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신기할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본인도 많이 준비했었고, 그런 모습들이 잘 나오고 있다"며 "이게 시즌 끝까지 가면 팀한테는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비도 되고 주루도 되고, 타격만 되면 주전인데 지금 주전이지 않나"라고 칭찬했다.
이어 "출루만 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여러 어려운 점이 많은 선수다. 그런 점에서 (조)수행이가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행 본인도 놀랄 정도의 결과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그는 "나도 치면서 놀라고 있다. 아마추어 때도 이렇게까지 해본 기억이 없다"며 "신기하고 놀랍다. 맨날 '왜 이러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
7월까지도 0.294의 타율로 준수한 기록을 내고 있었지만, 8월의 활약은 무서울 정도다. 조수행은 "기록은 못 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온 것 같긴 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조수행은 "멘탈적인 부분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특히 FA 계약이 조수행의 마음을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과 계약기간 4년, 계약금 6억원, 연봉 총액 8억원, 인센티브 2억 원 등 총액 14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내야 최대어였던 박찬호 영입, 투수 이영하 재계약이 주목받았지만, 조수행 개인에게는 뜻깊은 일이었다.
조수행은 "이전까지는 성적에 따라 연봉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잘해야한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감이 좋아도 결과가 나쁠 때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FA 계약 후 책임감도 생겼고, 심적으로 편해지면서 더 잘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확실히 FA를 했기 때문에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 못하고 올 시즌을 치렀다면 과연 이 결과가 나왔을까 생각도 들고,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칭스태프의 도움도 있었다. 조수행은 "이진영 코치님이 (교정용) 밴드 훈련을 많이 시켜주셨는데, 시즌 초부터 하고 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8월이 유독 튀긴 하지만, 시즌 전반적으로 봐도 조수행은 적은 타석 기회에서도 감을 유지했다. 대주자, 대수비 요원은 타격감을 고르게 이어가기 힘들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라 할 수 있다.
조수행 본인도 "이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다 보니까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이 경험해봤기 때문에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심적인 부분이 더 크다는 걸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팬들 사이에서는 최근 조수행의 대활약 속에 'FA 계약 일시불로 활약 중인 거 아니냐'는 농담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를 듣자 미소를 지은 그는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두산 베어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