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게임사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AI 승부를 걸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제 게임 산업 전반의 기본값이다. 남은 질문은 하나, AI를 어떻게 쓰느냐다. 게임사들의 접근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AI 자체를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쪽과, AI를 자사 게임·서비스 속에 녹여 넣는 쪽이다.
먼저 AI를 사업으로 키우는 쪽부터 보면, 엔씨가 대표주자로 꼽힌다.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를 구축했고, 이미지·텍스트·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개발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와 오픈소스 모델도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설립해 독립 사업으로 분리하기까지 했다.
크래프톤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지난 4월 AI 모델 브랜드 '라온(Raon)'을 출범하고 음성 언어 모델, 실시간 음성 대화 모델, 텍스트-음성 변환(TTS) 모델, 비전 인코더 등 4종을 오픈소스로 선보였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SK텔레콤 정예팀에 참여해 음성 AI 모델 'A.X K2 라온-스피치'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는데, 30B 이하급 공개 음성 언어 모델 중 한국어 종합 성능 1위를 기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넥써쓰도 빼놓을 수 없다. 사내 AI 전담 조직을 꾸려 개발 전반을 돕는 풀스택 AI 도구 '다빈치(Davinci)', 스토리 한 줄과 이미지 한 장으로 게임 광고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AIVE' 등 11종의 AI 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AI가 개발과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말해온 만큼, 최근에는 그간의 결과물을 한데 모은 포털 '넥써쓰 AI 랩스'까지 공개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AI를 게임 안에 심는 쪽도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신작 '도깨비의 세계'가 대표적인데, 이용자의 장비·전투력·문파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성장 방향을 알려주는 AI 비서 '묘롱'을 탑재했다. 결제를 유도하는 판매 도구가 아니라 정보 탐색 시간을 줄여주는 길라잡이로 쓴다는 점을 내세웠다.
넥슨은 한 발 더 나아가 AI를 개발·운영의 뼈대로 삼고 있다. 게임과 업무에서 쌓인 데이터를 모은 플랫폼 '모노레이크'를 구축한 데 이어,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모노레이크 2.0'과 AI 전담 본부 신설로 전사 차원의 AI 전환(AX)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최근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진짜 싸움은 구현의 경쟁이 아니라 맥락 자본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다만 '만드는' 쪽과 '심는' 쪽이 서로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엔씨와 크래프톤처럼 두 전략을 함께 쓰는 곳도 있고, AI가 발전할수록 그 경계는 더 흐려질 전망이다. 결국 중요한 건 방식이 아니라 방향이다. 도구로 만들든 게임에 심든, 더 나은 게임 경험과 새로운 재미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사진 = 생성형 AI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