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8-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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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코앞…그시절 우리가 '오디세이'를 몰랐던 이유,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아시나요 [엑's 이슈]

기사입력 2026.08.21 13:30

엑스포츠뉴스DB. 유니버설 픽쳐스, 알라딘
엑스포츠뉴스DB. 유니버설 픽쳐스, 알라딘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영화 '오디세이'를 향한 관심이 극장가를 넘어 서점가까지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 '오디세이'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유독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데는 한 세대의 어린 시절을 휩쓴 '국민 만화'가 있다. 정작 "오디세우스가 그래서 어떻게 됐더라"는 반응이 이어지는 이유도 이 만화와 맞닿아 있어 흥미를 더한다.

영화 '오디세이'는 흥행세를 이어가며 이번 주말 7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원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교보문고가 21일 발표한 8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현대지성이 펴낸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아'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은 전주보다 세 계단 상승해 종합 5위에 올랐다.

을유문화사가 '오뒷세이아'라는 제목으로 펴낸 원전 완역본은 무려 51계단 뛰어오르며 종합 15위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7월 '오디세이', '오디세이아' 등 관련 명칭이 포함된 도서 판매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0% 증가했다.

원전뿐만이 아니다. 영화 흥행을 타고 2000년대 학습만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홍은영 작가가 그림을 맡은 구판은 절판된 탓에 중고 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홍은영 작가판', '희귀', '절판' 등을 내세운 매물이 잇따르고 있으며, 전권 세트에 100만 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경우도 등장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무려 1000만 부 이상 판매된 인기작이다. 교육용 학습만화였지만 홍은영 작가 특유의 그림체와 흥미로운 전개로 초중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9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세대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가 유독 친숙한 데에는 이 작품의 영향도 컸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작품은 아니지만, 제우스와 헤라, 아프로디테, 헤라클레스 등 복잡한 신들의 관계와 이야기를 쉽고 친숙하게 접하게 한 대표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유니버설 픽쳐스
유니버설 픽쳐스


제우스와 헤라부터 아프로디테, 헤라클레스, 오디세우스까지 복잡하게 얽힌 신들의 관계와 각종 에피소드를 이 만화로 접한 독자도 많았다. 온라인에서 "90년대생 어린 시절 최고의 만화책", "내 그리스 로마 신화 지식은 전부 여기서 나왔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신화에 익숙했던 세대가 유독 오디세우스의 뒷이야기에서는 기억이 희미하다고 입을 모으는 점도 흥미롭다. 여기에는 당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작가 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 작가가 그림을 맡은 것은 18권 '오, 이타케, 이타케!'까지였다. 이후 새로운 작가가 투입되면서 19권부터 그림체가 크게 달라졌다. 오랜 기간 같은 그림체에 익숙했던 독자들 사이에서는 작가 교체 이후 시리즈를 더 읽지 않았다는 반응도 많았다.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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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새 작가가 그림을 맡은 19권의 제목은 '오디세우스의 복수'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온갖 고난 끝에 고향 이타카로 돌아온 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시점이었다. 가장 궁금한 대목을 앞두고 익숙하게 보던 그림체가 갑자기 바뀐 것이다.

영화 흥행 이후 온라인에서는 이와 관련한 추억담도 이어지고 있다.

"그림체 바뀐 걸 보고 충격받아서 그 뒤로 안 읽었다", "오디세우스가 집에 돌아간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아직도 그다음은 모른다", "그림체 바뀌면서 내 기억도 뚝 끊겼다", "그래서 오디세우스가 무슨 복수를 했냐" 등의 반응이 공감을 얻고 있다.

작가가 바뀌게 된 데에는 홍 작가와 출판사 간 법적 분쟁이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홍 작가는 출판사가 판매 부수를 축소해 인세를 적게 지급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의 만화 출판 계약은 2004년 4월 해지됐으며, 홍 작가가 작업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18권은 이후 출판이 금지됐다.

홍 작가는 이후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해 35억여 원의 인세를 지급받았다. 판매 부수와 인세를 둘러싼 법적 다툼 끝에 홍 작가가 시리즈에서 빠졌고, 독자들에게 익숙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얼굴도 18권을 끝으로 달라지게 됐다.

영화 '오디세이'의 흥행으로 원작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고, 절판된 추억의 만화까지 중고 시장에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오디세우스의 결말은 왜 기억나지 않을까"라는 한 세대의 추억까지 맞물리면서 '오디세이' 열풍이 또 다른 재미를 낳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유니버설 픽쳐스, 알라딘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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