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유럽육상선수권을 휩쓴 영국의 '육상 여신' 에이미 헌트가 금메달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채 뜻밖의 소동에 휘말렸다.
경기장에 갑자기 무장경찰이 대거 출동해 선수단 버스가 멈춰 서고 시상식 6개가 취소됐으며 선수와 코치, 관중 수백 명이 최대 2시간 동안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6일(한국시간) "에이미 헌트와 영국 대표팀 선수들이 유럽선수권대회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무장 경찰에 의해 진압된 소동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건은 버밍엄 알렉산더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육상선수권 오후 세션 막바지에 발생했다.
당시 헌트는 영국 여자 400m 계주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경기장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8시15분께 경기장 특정 구역에서 한 30대 남성이 수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무장경찰이 경기장으로 대거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적절하지 않은 출입증을 가지고 제한 구역에 들어가 있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각 보안 조치가 시행됐고, 경기와 관련된 모든 수송 시스템도 일시적으로 멈췄다.
그 여파로 헌트를 비롯한 영국 대표팀 선수들뿐만 아니라 수백 명의 각국 선수와 코치, 대회 관계자들이 탑승할 예정이었던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관중 수송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일부는 무려 2시간 가까이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선수와 스태프를 버밍엄 도심으로 수송할 예정이던 버스까지 수색했다.
시상식도 줄줄이 취소됐다. 당일 예정됐던 6개의 메달 세리머니가 보안 문제로 진행되지 못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웨스트 미들랜즈 경찰이 사기 혐의로 30대 남성을 체포하는 동안 필요한 보안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대회 관련 교통편 운행을 중단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관중과 선수, 직원 및 대회 관계자 모두의 안전과 복지가 언제나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경찰도 상황을 공개했다.
웨스트 미들랜즈 경찰은 "유럽육상선수권에서 수상한 활동이 목격됐다는 신고를 받고 남성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테러나 흉기 사건 등 즉각적인 신체 위협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모여 있는 만큼 위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고, 경찰은 예방 차원에서 강도 높은 보안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헌트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여자 100m와 200m, 400m 계주를 제패하더니 이번 소동이 벌어진 이튿날 혼성 400m 계주에 출전해 또 하나의 금메달을 추가하며 사상 첫 단일 대회 4관왕이라는 역사적인 성과까지 완성했다. 스스로를 "여신"이라고 칭해 대회 전부터 화제가 된 그는 이번 대회 4관왕 오른 뒤엔 왕관까지 쓰면서 영국 스포츠 최대 스타로 단숨에 떠올랐다.
영국 명문 캠브리지 대학교를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