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연맹)이 포항 스틸러스의 홈구장 포항스틸야드에 사실상 '경기 개최 금지' 조치를 내렸다.
최근 관중석 천장에서 콘크리트 일부가 떨어져 관중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결정이다.
연맹은 포항스틸야드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포항스틸야드에서 K리그 경기를 열지 못하도록 했다고 14일 알렸다.
이에 따라 당장 8월 예정됐던 포항의 홈경기 2경기도 모두 원정 경기로 변경됐다.
연맹은 포항스틸야드를 직접 방문해 경기장 시설과 안전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재 상태에서는 K리그 경기를 개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포항 구단에 예정된 홈경기를 치를 수 있는 대체 경기장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는데, 포항이 단기간에 대체 경기장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홈 개최권 양도'라는 이례적인 결정까지 내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예정된 K리그1 24라운드 포항-부천전은 포항 홈이 아닌 부천 홈경기로 변경된다. 경기는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30일 예정된 K리그1 26라운드 포항-강원전 역시 강원의 홈경기로 바뀌어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다.
두 경기 모두 킥오프 시간은 기존과 동일한 오후 7시30분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8일 열린 포항과 울산HD의 K리그1 22라운드 경기에서 시작됐다.
경기 도중 포항스틸야드 원정 테이블석 천장에서 콘크리트 일부가 떨어졌다. 낙하한 구조물로 인해 좌석에 있던 관중 한 명이 손등을 다쳤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해당 관중은 병원 이송을 원하지 않았고, 사고 지점에서 벗어난 뒤 선 채로 경기를 계속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관중이 실제로 부상을 입었다는 점에서 사안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포항 구단 역시 사고 직후 경기장 노후화를 인정했다.
구단은 "경기장 콘크리트 천장은 노후화로 전체 구간에 대해 순차적으로 점검과 보완을 진행하던 중 이번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포항스틸야드는 1990년 준공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축구전용구장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올해로 준공 36년째를 맞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시설 노후화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져왔다.
연맹의 대응은 빨랐다. 사고 직후 K리그 전 구단을 대상으로 경기장 시설물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각 구단에는 차기 홈경기 개최 전까지 관중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물을 점검하라는 공문까지 발송했다.
당초 포항스틸야드는 오는 9월 연맹의 정기 안전점검 대상이었다. 하지만 점검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실제 낙하 사고가 발생하면서 연맹도 선제적인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포항 구단도 자체적으로 시설 전반에 대한 종합 안전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여파는 K리그 뿐만 아니라 코리아컵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는 19일 예정됐던 진주시민축구단과의 2026-2027 코리아컵 16강전도 포항스틸야드에서 개최할 수 없게 됐다.
포항은 대체 경기장과 경기 일정 등을 관계 기관과 협의한 뒤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 예정된 K리그 홈경기 역시 언제 다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릴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연맹은 "포항스틸야드에 대한 안전진단과 시설 보수 과정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며 "경기장 시설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포항스틸야드에서 K리그 경기를 개최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맹은 올해부터 별도로 '중대재해 예방 경기장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진단 전문업체와 함께 경기장 시설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10개 경기장 점검을 완료했다.
하반기에는 19개 경기장을 추가로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포항 사고를 계기로 그 기준은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이 크다.
연맹은 "K리그 전 경기장의 시설 안전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선수와 관중, 경기 관계자 모두가 안전한 환경에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포항스틸러스 / 한국프로축구연맹 /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