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배드민턴 강국' 한국에서 굵직한 국제대회가 20년 역사를 마무리하고 사라진다.
지난 9일 2026년 대회가 막을 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 마스터즈가 올해를 끝으로 폐지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최근 "배드민턴협회가 300등급(슈퍼 300) 대회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500등급(슈퍼 500) 코리아 오픈만 유지가 됐다"며 "앞으로의 4년(2027-2030) 동안 300등급 마스터즈 대회는 없고, 이후 다시 300등급의 대회를 개최할지는 추후에 신청 및 BWF 선정 절차를 진행하며 정해질 것 같디"고 밝혔다.
코리아 마스터즈는 지난 2007년 처음 열렸으며 2018년 BWF가 그랑프리 시리즈를 중단하고 BWF 월드투어 체제로 변경하면서 5개 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슈퍼 300 레벨의 대회가 됐다.
최근엔 톱랭커 참여는 많지 않지만 세계랭킹 20~50위권 선수들이 다수 참가해 랭킹포인트를 끌어올리고 세계 배드민턴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대회로 각광받았다.
코리아 마스터즈는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광주체고 2학년 때인 지난 2019년 17세의 나이로 우승한 대회이기도 하다.
당시 세계 10위였던 안세영은 2019년 5월 뉴질랜드 오픈을 통해 슈퍼 300 최연소 여자단식 우승자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어 같은 해 10월 프랑스 오픈(수퍼 750)에서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을 물리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 세계적인 배드민턴 해설자 질리언 클라크에게 "별이 탄생했다"는 극찬을 들었던 안세영은 한 달 뒤인 2019년 11월 광주에서 열린 코리아 마스터즈에서 1번 시드 야마구치 아카네와 대선배 성지현을 각각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파하고 슈퍼 300 우승 타이틀을 한 번 더 챙기면서 세계 배드민턴의 초신성임을 확실히 알렸다.
안세영 이전엔 한국 배드민턴의 슈퍼스타 이용대가 남자복식 5회, 혼합복식 1회 우승한 기록도 갖고 있다.
올해 대회에선 23살 남자단식 뉴에이스 유태빈이 세계랭킹 58위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올해를 끝으로 20년 역사를 중단하면서 코리아 마스터즈는 내년에 열리지 않게 됐다.
BWF는 내년부터 4년간 덴마크 오픈을 슈퍼 1000으로, 홍콩 오픈을 슈퍼 750으로 승급하고 싱가포르 오픈을 슈퍼 500으로 떨어트리는 등 월드투어 개별 대회 승격, 신설, 폐지 등을 단행하는데 코리아 마스터즈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두 차례나 칭찬을 할 정도로 경기력과 배드민턴협회 행정 등에서 한국 스포츠의 모범이 되고 있다.
그러나 코리아 마스터즈가 폐지되는 등 우여곡절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력와 행정 만큼이나 정부와 기업, 지자체, 팬들의 관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