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오넬 메시가 아버지 호르헤 메시의 사망 이후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깊은 슬픔 속에서도 인터 마이애미의 경기에 교체 출전한 메시는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메시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누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루브 레온과의 2026 리그스컵 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메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다니엘 핀테르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불과 닷새 전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다시 축구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호르헤 메시는 지난 8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한 병원에서 향년 68세로 세상을 떠났다. 메시 가족은 앞서 월드컵 기간이었던 지난 6월 18일 호르헤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의료진의 집중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메시는 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고향 로사리오로 향했고, 일요일 비공개 추모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마이애미로 돌아온 메시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버지를 향한 장문의 추모글을 공개했다.
그 글에는 단순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 자신의 축구 인생 자체를 돌아보는 메시의 깊은 슬픔이 담겼다.
메시는 "아버지, 아직도 당신이 떠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며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고,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조차 너무나 힘들다"고 적었다.
이어 "당신이 고통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것이 최선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당신은 우리를 너무 일찍 떠났다. 우리는 아직 함께 즐길 것이 너무 많았다"고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했다.
특히 축구선수로서의 미래를 언급한 대목은 큰 울림을 줬다.
메시는 "당신 없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떻게 계속 나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내가 해온 것이라고는 축구를 하는 것뿐인데, 이제 이 일을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계속할 수 있을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39세의 메시가 자신의 선수 생활에 대해 이 같은 고민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만큼, 그의 발언은 축구계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실제로 메시에게 호르헤는 단순한 아버지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들의 축구를 지켜봤고, 성장 과정에서 곁을 지켰으며, 훗날 에이전트와 비즈니스 매니저 역할까지 맡았다.
호르헤는 아들이 어린 시절 뛰었던 로사리오의 그란돌리 축구 클럽에서 지도자로서 메시의 축구 커리어 시작을 함께했다.
메시가 13세였던 2000년 9월에는 아들과 함께 스페인으로 이동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동행했고, 이후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인 라 마시아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시작된 메시의 축구 인생은 세계 최고의 무대까지 이어졌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21년을 보내며 778경기에서 672골을 기록했다. 이후 2021년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했고, 2023년부터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다.
아버지의 존재는 메시가 최근 치른 월드컵에서도 크게 작용했다.
메시는 아버지가 마지막 월드컵에 출전해 달라고 계속 부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호르헤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이번 월드컵에는 아버지가 현장에 함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메시가 월드컵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아버지에게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가능한 한 멀리 가서 당신에게 시간을 드리고, 당신이 경기 하나라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스페인에 패하며 우승을 놓쳤고, 메시는 "우리는 결국 챔피언이 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매 경기를 얼마나 즐겼는지 당신은 모를 것"이라며 "이번에도 당신이 옳았다. 나는 그곳에 있어야 했고 경기를 뛰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메시는 추모글 끝에서 "당신이 나를 지켜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워했고 또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 당신은 결코 나를 지나치게 칭찬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신이 너무나 그리울 것이지만, 당신은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것"이라며 "특히 내 아이들을 키울 때 그럴 것이다. 나는 당신이 나를 가르치고 키운 방식 그대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편히 쉬고 위에서 우리를 돌봐줘라. 여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에 감사한다. 사랑한다. 나의 아버지"라고 남겼다.
아버지를 향한 추모글을 공개한 직후, 메시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마이애미는 이날 레온을 상대로 승리가 절실했다. 하지만 메시의 복귀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팀은 전반 42분 다니엘 핀테르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들어 레온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2-3으로 역전패했다.
메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큰 박수로 그를 맞았다. 아버지를 잃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다시 경기장을 찾은 메시에게 보내는 응원의 박수였다.
하지만 메시도 마이애미의 탈락을 막지는 못했다.
레온은 후반 5분 다니엘 아르실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마이애미는 야니크 브라이트의 득점으로 다시 앞섰다. 그러나 후안 도밍게스에게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고, 후반 막판 아르실라에게 결승골까지 내주며 무너졌다.
메시는 후반 45분을 소화하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팀의 패배를 뒤집지는 못했다. 결국 인터 마이애미는 리그스컵에서 탈락했고, 이제 정규시즌에 집중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SNS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