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라는 중요 이벤트를 앞두고 여자농구 대표팀이 일본에서 평가전 2연전을 진행한다. 사령탑과 주장은 어떤 각오로 나설까.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13일과 14일 오후 7시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일본과 국가대표 평가전을 치른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처음으로 일본 원정 평가전에 나선다. 여자대표팀은 앞서 2022년 라트비아와 해외 원정 평가전을 치른 바 있으나, 일본을 상대로 원정 평가전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평가전이 중요한 건, 9월 독일에서 열리는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 그리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3월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며 17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 박수호 감독 "이기면 가장 좋지만, 준비한 농구를 경기에서 보여주는 게 중요"
박수호 감독은 "우리의 최종 목표는 이번 평가전이 아니라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게임이다"라며 "그 목표에 맞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선수들의 컨디션은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 박 감독은 "7월 소집 이후 2~3주 정도는 선수들의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시작한 지는 아직 오래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선수들의 몸 상태가 아직 100%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일본과의 평가전 역시 당장의 결과보다는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게임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일본을 상대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에 대해 박 감독은 "경기가 잘 풀릴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큰 기복 없이 자신들의 플레이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특히 3쿼터나 4쿼터처럼 승부가 갈리는 중요한 순간에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꾸준하게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여자농구 대표팀은 어떤 부분을 얻어가야 할까. 박 감독은 "결과보다는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은 "공격에서는 선수들이 계속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가져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또 코트 안에서 정해진 패턴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선수들이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이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지도 점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기면 가장 좋다"고 한 박 감독은 "하지만 이번 평가전에서는 승패만큼이나 우리가 준비해온 농구를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라는 좋은 상대와 경기를 하면서 현재 우리의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과제들을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보완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박 감독은 "경기를 보시는 분들께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서 대표팀에 대한 관심과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 '캡틴' 강이슬 "日 만나 계속 지다 보니 자신감 떨어진 듯, 분위기 끌어올리는 게 내 역할"
대표팀의 캡틴 강이슬(청주 KB스타즈)은 현재 컨디션에 대해 "한국에서 훈련할 때는 컨디션이 괜찮았는데, 일본에 와서는 아직 슛감이 잘 잡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대표팀에서 해왔던 것들을 믿고 있기 때문에 경기 때는 또 잘 들어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슛이 잘 들어가지 않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득점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믿음을 밝혔다. 강이슬은 "내 슛이 안 들어가면 리바운드를 하나 더 잡고, 다른 선수에게 슛 기회를 하나 더 만들어주면 된다. 그런 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을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강이슬은 "일본과 우리의 농구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3점슛이 중요한 공격 옵션이고, 빠른 공수 전환과 끊임없는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팀워크나 조직적인 부분에서는 우리보다 조금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우리도 일본만큼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이슬은 "지금은 (박)지수와 (박)지현이가 빠지면서 전체적인 신장이 낮아진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스아웃부터 확실하게 하고, 골밑으로 들어갈 때도 몸싸움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 계속 부딪히고 싸워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코트 안에서 쉬는 선수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대표팀에서 내가 맡고 있는 역할이 슈터이기 때문에 슛과 득점에서는 당연히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일본과 경기를 하다 보면 같은 포지션에서 내가 피지컬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매치업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포스트업도 적극적인 공격 옵션으로 가져가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최근 일본과의 상대 전적에서 계속 지다 보니 선수들이 자신감이 조금 떨어져 있는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한 강이슬은 "경기 중에 분위기가 처지거나 선수들이 주춤하지 않도록 계속 격려하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원정에서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분위기에 압도될 수도 있지만, 강이슬은 "현지 팬들의 분위기가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냥 다 내 팬이라고 생각하면 내 팬 아닐까? 나는 항상 그런 생각으로 뛴다"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강이슬은 "일본 팬이든 한국 팬이든 어쨌든 내가 뛰고 있는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오신, 농구를 좋아하는 분들이다. 그래서 ‘저 많은 사람 중에 내 팬이 될 사람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관중이 많은 것을 좋아한다. 우리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오시는 일본 팬분들도 계실 수 있다. 그래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고, 오히려 관중이 많았으면 좋겠다.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