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후반기 들어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나승엽(롯데 자이언츠).
조정기를 거치며 전혀 다른 타자가 돼 돌아왔는데, 과연 이것이 과정일까 종착역일까.
올 시즌 나승엽은 10일 기준 61경기에서 타율 0.262(214타수 66안타), 5홈런 34타점 27득점, 출루율 0.340 장타율 0.379, OPS 0.719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커리어 하이였던 2024년(타율 0.312, 7홈런 66타점 59득점, OPS 0.88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0.229의 타율로 주춤했던 것에 비하면 조금씩 좋아지는 중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받은 30경기 출전 징계를 소화한 후 나승엽은 5월 초 복귀했는데, 5월 월간 타율 0.286, 3홈런 15타점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6월에는 0.202로 뚝 떨어졌다. 중심타선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슬럼프가 길어졌다.
급기야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반기 막판 나승엽을 향해 "거의 바닥이다. 타격도 안 되고 수비도 안 되면 사실 안 써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후통첩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던 김 감독은 "본인이 심리적으로 좀 힘들겠지만 이겨내야 한다. 프로 선수인데 누가 위로해 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괜찮다 자신 있게 해라고 그렇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프로 선수면 본인이 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나승엽은 지난달 6일 1군에서 말소돼 2군에서 전반기를 마쳤다. 이후 재정비에 나선 후 같은 달 19일 1군에 올라왔다.
그리고 나승엽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반기 들어 9경기 연속 안타로 시작한 그는 13경기에서 타율 0.383, 7타점 9득점, 출루율 0.482 장타율 0.447, OPS 0.929의 기록을 내고 있다. 후반기 리그에서 5번째로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중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삼진 비율이다. 후반기 나승엽은 56타석에서 9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단 3개에 그쳤다. 그의 삼진 비율은 5.4%로, 같은 기간 규정타석에 해당하는 선수 중에서 가장 낮다. 그의 밑에는 콘택트에 일가견이 있는 김지찬(삼성 라이온즈, 6.3%)이나 서건창(키움 히어로즈, 7.9%), 김성윤(삼성, 8.5%) 등이 있다. 전반기 16.5%에 비하면 ⅓ 수준으로 내려갔다.
성적이 좋을 때 나승엽은 많은 2루타와 볼넷을 얻어내 타격생산력을 끌어올렸다. 다만 삼진도 적은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삼진 비율이 뚝 떨어진 것이다.
적은 삼진은 낮은 장타율로 이어졌다. 나승엽의 순장타율(ISO, 장타율-타율)은 0.064로 리그에서 9번째로 낮다. 좋은 말로는 교타자, 나쁘게 표현하면 '똑딱이'가 된 것이다. 과연 이것이 타격 스타일 변화를 위한 과정일지, 아니면 아예 이대로 스타일을 바꾼 것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 감독은 최근 나승엽의 활약에 대해 "원래 타석에서 맨날 상체를 들어올렸는데, 지금은 공을 딱 잡고 가는 모습이 굉장히 좋다"고 분석했다. 이전부터 김 감독은 나승엽이 부진할 때면 장타를 의식한 듯한 스윙을 지적했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의 분석은 어떨까. 나승엽은 "공이랑 가깝게 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퓨처스에 있을 때 그렇게 해봤는데 느낌이 괜찮았다"며 "지금은 그거 하나만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지금은 느낌을 잡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스타일이 자리잡은 후 나승엽의 활약에 관심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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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