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의 손흥민(34)이 또 한 번 침묵했지만, 현지에서는 단순히 공격포인트만으로 그의 경기력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가운데, 최근 상대 팀들이 손흥민을 막기 위해 지나치게 거친 수비를 반복하는, 이른바 '더티 축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LAFC는 지나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톨루카와의 리그스컵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에디 세구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6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교체됐다. 리그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득점 감각을 과시했던 손흥민이지만 리그스컵에서는 지난 6일 치바스 과달라하라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득점 여부와 별개로 LAFC 공격 전개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LAFC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 현지 팟캐스트 '해피 풋 새드 풋'은 경기 후 톨루카전을 돌아보면서 손흥민을 비롯한 LAFC 공격진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을 높이 평가했다.
진행자는 "공이 없을 때 선수들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이 정말 좋았다고 본다. 단지 미드필더진만 아주 잘 움직인 게 아니었다"며 "내 눈에는 드니 부앙가, 손흥민, 다비드 마르티네스, 그리고 라이언 홀링스헤드 같은 선수들이 라인을 오르내리며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직접 슈팅 기회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좌우와 중앙을 폭넓게 오가면서 톨루카 수비진의 시선을 끌었다. 손흥민과 부앙가 등이 지속적으로 위치를 바꾸자 상대 수비 역시 이들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고, LAFC는 이를 활용해 공격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다만 손흥민이 후반 23분을 전후해 비교적 이른 시간 교체된 것을 두고서는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의 선수 관리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패널 제프는 "도스 산토스 감독은 67분에 손흥민을 교체해 버렸다. 물론 그는 34살이다"라고 말했고, 빈스 역시 "(교체 결정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동의했다.
제프는 이어 "하지만 내 요점은 다른 수많은 감독들이라면 '우리 팀 에이스를 90분 풀타임 뛰게 하자'라고 했을 텐데 도스 산토스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며 "이는 감독의 기질 자체가 매우 보수적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중요한 경기에서도 손흥민의 이름값만을 앞세워 무리하게 풀타임 출전을 고집하기보다는 체력과 향후 일정을 고려해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손흥민을 시즌 전체에 걸쳐 활용하기 위한 도스 산토스 감독의 관리 방식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손흥민을 향한 상대 팀들의 거친 견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피 풋 새드 풋'은 "경기 중에도 이야기했지만, 최근 상대 팀들이 손흥민을 막기 위해 꺼내 드는 전술 가운데 제대로 효과를 본 것은 그를 거칠게 몰아붙이는 것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짜증 나고 너무 싫다. 이게 이날 경기에서 가장 좋지 않았던 점이다"라며 "톨루카가 특히 그런 짓을 더 잘했고, 나는 그게 너무 싫다. 상대가 그렇게 나올 때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상대 팀들의 견제 역시 더욱 강해지고 있는데, 특히 손흥민에게 편안하게 공을 잡고 돌아설 공간을 내주기보다 적극적인 몸싸움과 강한 압박을 통해 공격 전개 자체를 끊어놓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시선이다.
결국 손흥민은 이날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톨루카 수비진을 흔들며 LAFC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손흥민을 향한 상대의 거친 견제가 갈수록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LAFC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로 남았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