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스코틀랜드 축구 국가대표 출신이자 영국의 유명 스포츠 방송인 앨런 브라질(67)이 간암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사실을 고백했다.
간 이식이 불과 몇 주만 늦어졌어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던 데다 수술 도중 심장이 40초 동안 멈추는 위기까지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최근 약 4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영국 스포츠 라디오 '토크스포츠'에 복귀한 브라질의 투병기를 전했다.
브라질은 공동 진행자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와의 대화에서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느 날 오전 9시45분 방송을 끝냈는데 밖에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곧장 애든브룩스 병원으로 향했고 몇 시간 뒤 내 몸을 열어 새로운 간을 이식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수개월 전부터 간암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실제로 간에 암이 있었다. 몇 달 전부터 의심하고 있었지만 의료진은 섣불리 건드렸다가 암이 퍼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운명을 바꾼 것은 때마침 나타난 이식용 간이었다. 브라질은 "의료진이 '완벽하게 맞는 간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른다"며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병원에 도착하자 의료진이 '완벽하게 맞는 것 같으니 지금 바로 수술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정말 모두에게 작별을 고하는 기분이었다. '이제 끝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아내는 울고 있었고 정말 끔찍했다"고 털어놨다.
브라질이 나중에 의료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는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는데 실제로 그랬다. 의료진이 '몇 주만 더 지났다면 당신은 죽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약 7~8시간에 걸친 대수술 과정에서도 위기가 찾아왔다. 몸에 체액이 심각하게 쌓여 있었고 수술 도중에는 심장까지 멈췄다.
브라질은 "몸을 절개하자 체액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합병증도 있었고 심장이 40초 동안 멈췄다"며 "의사에게 '전기 충격이라도 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조치를 취하려던 순간 심장이 스스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수술을 무사히 마친 브라질은 현재 많은 약을 복용하면서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탓에 햇볕을 피하라는 의료진의 지시도 받았다.
최근 스페인을 찾았지만 좋아하는 술집과 해변 대신 그늘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약 4개월 만에 방송으로 돌아온 브라질은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아직 100%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든 보너스다. 설령 여기서 더 좋아지지 않더라도 그것만으로도 보너스"라며 "나는 정말 죽을 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선수 시절에도 잉글랜드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공격수였다. 1977년 입스위치 타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1983년까지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고, 1980-1981시즌에는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1981-1982시즌에는 리그에서 22골을 기록하며 당시 잉글랜드 1부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명문 구단에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로는 A매치 13경기에 출전했으며, 1982 스페인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려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허리 부상 등의 여파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방송인으로 변신했다. 2000년부터 토크스포츠에서 활동하며 오랜 기간 간판 진행자로 자리를 지켰고, 이번에는 생명을 위협한 간암과 대수술까지 이겨낸 뒤 다시 마이크 앞에 서게 됐다.
사진=토크스포츠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