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세계 축구사를 바꿔놓은 인물이 세상을 떠났다.
리오넬 메시의 아버지이자 그의 에이전트였던 호르헤 메시가 6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오랜 기간 건강 문제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당시 메시가 눈물을 보이며 "축구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밝혔던 장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메시의 아버지 호르헤는 아르헨티나 현지시간으로 8일 이른 새벽(한국시간 8일 저녁), 고향 로사리오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호르헤의 건강 상태는 2026 월드컵 당시부터 관심을 받았다.
당시 메시 가족은 호르헤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병명이나 상태를 공개하지 않았다. 가족은 철저하게 사적인 문제로 다뤄왔고, 이후 아르헨티나 방송 진행자가 호르헤의 사망 소식을 사실과 다르게 보도하면서 가족이 직접 불쾌감을 드러내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호르헤의 별세 소식이 공식적으로 전해지면서 당시 메시가 월드컵 경기 도중 흘렸던 눈물의 의미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메시는 2026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알제리를 상대로 득점한 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경기 후 그는 자신의 눈물이 축구와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구와 전혀 관련 없는 이유다. 힘들고 복잡한 날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메시는 가족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에도 "대부분 가족을 위한 것"이라며 "가족은 언제나 나를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메시가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후 메시 가족은 호르헤가 의료진의 관리를 받으며 치료 중이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범위에서 회복과 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호르헤의 건강 문제는 계속됐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호르헤는 메시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메시가 어린 시절부터 축구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었으며, 14세 때부터 아들의 에이전트 역할을 맡았다.
메시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르지는 아들의 커리어를 관리하고 협상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누구보다 먼저 아들의 재능을 알아본 사람이었다.
메시는 어린 시절 성장 문제를 겪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신체적으로 약한 아이로 바라봤지만, 호르헤는 아들의 축구 재능을 믿었다. 이후 메시가 세계 축구를 지배하는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뒤에서 묵묵하게 아들의 길을 지켜봤다.
메시 가족은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생활했고, 호르헤는 현지 명문 뉴웰스 올드 보이스의 열렬한 팬이었다. 어린 메시 역시 7세 때 뉴웰스에 입단했다.
호르헤는 메시의 미래를 위해 지역 금속 공장에서 관리자로 근무했고, 가족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메시 역시 과거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9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거의 매일이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 바르셀로나가 13세의 메시를 영입하면서 가족은 함께 스페인으로 향했다. 메시의 어머니와 세 형제는 이후 로사리오로 다시 돌아갔지만 호르헤는 아들과 함께 바르셀로나에 남았다. 당시 바르셀로나 구단 유소년 책임자 카를레스 렉샤흐가 호르헤에 종이도 아닌 냅킨에 메시의 영입을 약속했던, 이른바 냅킨 계약은 25년 정도 지난 지금, 세계 축구사를 바꿔놓은 순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르헤는 13세 아들이 낯선 환경에서 세계적인 명문 구단에 적응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남았고, 아들이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이후에도 호르헤는 아들의 곁을 지켰다. 단순히 에이전트로서 계약과 사업을 관리한 것이 아니라, 메시가 힘든 순간마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메시의 선수 생활에는 수많은 영광이 있었지만, 그만큼 깊은 좌절도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연장 끝에 0-1로 패했다. 2015년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는 칠레에 승부차기로 패했고, 이듬해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에서도 같은 상대에게 승부차기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2016년 결승에서는 메시가 승부차기를 실축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눈물을 흘렸고, 결국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그에게 가장 큰 힘을 준 인물은 호르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기에 은퇴를 번복한 뒤 2021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은 더욱 특별했다. 아르헨티나는 28년 동안 메이저 국가대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메시가 마침내 대표팀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마침내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호르헤는 아들의 2026 월드컵 도전도 끝까지 지켜봤다. 아르헨티나는 2026 월드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했고, 메시 역시 그 중심에 있었다.
메시가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싸우는 동안, 경기장 밖에서는 아버지의 건강이라는 또 다른 싸움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호르헤를 위한 축구계의 애도는 계속되고 있다.
뉴웰스 올드 보이스는 호르헤를 "시야와 엄격함, 애정으로 역대 최고의 선수의 커리어를 지지한 기둥"이라고 추모했다.
바르셀로나 역시 애도를 표했다. 구단은 메시의 아버지에게 "구단에 대한 헌신과 함께 아들 레오의 시작과 가장 영광스러운 시기를 우리에게 맡겨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 역시 "우리의 주장이고 상징인 리오넬 메시의 아버지 호르헤 메시의 별세를 깊은 슬픔과 애도로 함께한다"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바르셀로나의 지역 라이벌 팀인 레알 마드리드도 호르헤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며 메시와 가족,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보냈다.
사진=SNS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