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때아닌 '다람쥐 중계'가 나왔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2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다람쥐가 난입해 추격전이 펼쳐졌고, 중계진이 해설을 맡았다"고 전했다.
소동은 이날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칸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026 MLB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일어났다.
경기는 방문팀 볼티모어의 8-5 승리로 끝났다. 1회 타일러 워드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올린 볼티모어는 4-3으로 쫓기던 5회 레오디 타베라스(1점)와 코비 마요(2점)의 홈런이 터지면서 크게 달아났다. 디트로이트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친 볼티모어는 시즌 전적 52승 55패(승률 0.486)가 됐다.
불청객은 6회 들어왔다. 디트로이트의 공격이 진행되던 도중 외야에 검은색 다람쥐가 그라운드로 왔다. 중계방송은 공 1개마다 외야 워닝트랙을 달리고 있는 다람쥐를 포착했고, 해설진도 흥미롭다는 듯 중계(?)에 나섰다.
6회말 도중 투수교체 과정에서 구장 관리자가 외야 펜스 문을 열고 다람쥐를 유인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달리던 다람쥐는 문 바로 앞까지 왔다가 바로 반대쪽으로 갔다.
해설자는 "난 나가기 싫어요. 계속 여기 있고 싶어요"라며 마치 다람쥐에 이입된 듯한 말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다람쥐가 달려가다가 불도그 광고판을 보고 멈추자 박장대소를 했다.
워닝트랙에 있던 다람쥐는 아예 외야 잔디 안으로 들어왔고, 관중들도 경기보다 다람쥐의 행방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6회말 2아웃에는 그라운드에 비둘기까지 들어오는 등 점입가경으로 이어졌다.
다람쥐의 움직임은 더욱 대담해졌고, 7회에는 내야 파울지역까지 들어왔다. 잭슨 홀리데이의 안타 이후로는 아예 내야 그라운드를 돌다가 외야로 나갔다.
귀엽기는 했으나, 경기에 방해될 여지가 있는 다람쥐를 그라운드에서 내보내야 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7회초 종료 후 진행되는 '세븐스 이닝 스트레치(seventh-inning stretch)' 시간에 다람쥐 포획을 위해 그라운드 관리인들이 대거 외야로 쏟아져나왔다.
볼티모어 우익수 타베라스까지 나서 다람쥐 잡기에 나섰으나, 재빠르게 도망가는 다람쥐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한 관리인이 던진 수건이 정확히 다람쥐 위로 갔고, 그 사이 포획에 성공하면서 소동은 마무리됐다.
디트로이트 경기 중계 캐스터인 제이슨 베네티는 이를 지켜보면서 "안 돼! 난 잡히지 않을 거야. 자유를 원해"라며 다시 한 번 다람쥐에 빙의한 듯 멘트를 했다.
소동이 일단락된 후 이날 주심인 빌 밀러 심판은 마이크를 통해 "여러분, 디트로이트의 그라운드 크루들에게 감사를 표시해달라"라고 말했다.
경기장의 최고 화제는 단연 다람쥐였다. 경기 중 한 팬은 스케치북에 '다람쥐'를 적어 응원에 나섰고, 포획 후에는 "다람쥐를 풀어달라"라는 문구를 들고 있는 마스코트가 중계진에 잡히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 중계화면 캡처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