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국내외 야구판을 뒤흔든 이물질 퇴장 파문에 선수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한국 출신 투수 글러브 이물질 퇴장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트리플A에서는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세인트폴 세인츠 소속 고우석이, KBO 퓨처스리그에서는 상무야구단 소속 김기중이 각각 글러브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며 퇴장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같은 날 벌어졌다.
김기중은 지난 25일 고양 히어로즈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을 마친 뒤 4회말 더그아웃으로 내려가던 도중 이물질 검사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KBO 김병주 심판위원장에 따르면 김기중 글러브에 묻은 물질은 날씨가 더워 글러브에 접착된 본드가 녹아 나온 것이라는 해명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선수 본인 해명이지만, 어쨌든 글러브에 그런 끈적끈적한 물질이 있었으니까 이물질이라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심판단의 판단 기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브에 어떤 물질이든 끈적끈적한 게 있으면 이물질로 볼 수밖에 없다. 투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타르인지 다른 무엇인지는 당장 그날 자리에서 알 수는 없다. 그래도 그게 단순히 로진을 만진 거랑은 느낌이 다르니까 우리 심판진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KBO는 올 시즌부터 투수의 이물질 검사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심판진이 의심하거나 상대 팀의 이의 신청이 있을 경우에만 검사를 진행했으나 올해부터 선발 투수는 경기 중 최소 2회 이상 검사를 받는다. 위반 시에는 즉시 퇴장 조치되며 10경기 출전 정지 제재가 가해진다. 이번 김기중 퇴장은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첫 글러브 이물질 부정투구 적발 사례다.
물론 글러브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접착제 누출일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글러브 접착제가 흘러내릴 수 있지만, 글러브 제조사의 제조 결함 및 선수·구단 차원의 장비 점검 부실에 대한 책임도 있다.
김 위원장은 "무더위가 강한 여름철엔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 구단과 선수들도 글러브 장비 점검을 철저히 하고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바라봤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같은 날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고우석도 25일(한국시간) 콜럼버스 클리퍼스와의 트리플A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7회초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이물질 사용 금지 규정 위반으로 곧바로 퇴장당했다. 심판은 고우석의 양손과 글러브를 검사한 뒤 글러브 안쪽에 이물질이 있다며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 MLB 사무국은 고우석에게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고우석은 결백을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SNS를 통해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문제로 제기된 글러브의 물질은 올해 초부터 사용하며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것이다. WBC부터 지금까지 매 경기마다 사용했던 글러브이고 단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물질이라 주장된 부분은 손톱으로 아주 강하게 긁어내야 겨우 떨어질 정도로 굳어 있어 제거할 수도 제거할 이유도 없는 부분이었다"며 선수 노조를 통한 항소 의사를 밝혔다.
심판위원장의 설명처럼 심판진은 글러브에 끈적한 물질이 발견되면 타르 사용 혹은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이물질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폭염 경보가 잦아진 무더운 여름 날씨에 글러브 접착제가 쉽게 녹아내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수들도 더욱 철저한 장비 점검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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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