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첫 한국인 투자자가 된다.
박찬호를 중심으로 결성된 투자 컨소시엄 'Team61(팀61)'은 27일 "애슬레틱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총 7000만 달러(약 1028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까지 5500만 달러(약 808억원)의 투자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1500만 달러(약 220억원)는 메이저리그(MLB) 승인을 거쳐 최종 투자될 예정이다.
또한 박찬호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애슬레틱스 구단주 존 피셔의 수석고문(Senior Advisor)으로도 합류해, 선수 육성과 아시아 전략 수립 및 추진에 관한 자문을 맡는다.
애슬레틱스는 1901년 창단한 아메리칸리그 창립 구단으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9회, 아메리칸리그 우승 15회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으며, 영화 '머니볼'의 실제 배경으로도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2028년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 이전을 통해 구단 이름도 '라스베이거스 애슬레틱스'로 바꿀 예정으로, 새 야구장을 지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Team61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비롯 헐리우스 스타 켄 정과 이른바 '꽈찌쭈'로 알려진 미국 드라마 '로스트' 출연자 대니얼 대 킴 등이 참여한 투자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애슬레틱스가 라스베이거스 신구장 건립 등을 위해 진행한 투자 유치 과정에서 한국 자본이 메이저리그 구단 지분을 확보한 첫 사례가 됐다.
이번 파트너십은 메이저리그 첫 한국인 선수였던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투자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며, 그 배경에는 오랜 시간 한국 야구 발전에 힘써온 박찬호의 철학이 담겨 있다.
박찬호는 현역 선수 시절 박찬호 장학재단을 설립해 유소년 후원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 10여년간 '박찬호배 전국 리틀야구대회'와 '박찬호 야구캠프'를 개최하며 유망주 발굴 및 메이저리그 진출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Team61 측은 "이번 파트너십이 단순한 지분 관계를 넘어,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1990년대 박찬호의 도전이 이후 김병현·추신수·류현진·김하성·이정후 등 수많은 한국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로 이어졌듯, 애슬레틱스와의 인연이 미래 세대를 위한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박찬호 수석고문은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에 한국을 알리고, 국내 야구 팬들에게 메이저리그를 알리면서 작은 접점이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배우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한국은 훌륭한 팬과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춘 야구 강국인 만큼,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라스베이거스와 교류를 통해 미래 세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리길 바란다. 애슬레틱스와 함께 한국 야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애슬레틱스 역시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팬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애슬레틱스는 한국과 큰 인연은 없다. 빅리그 30개 구단 중 한국인 선수가 뛰지 않았던 5팀 중 하나다. 이상훈이 한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박효준을 비롯한 몇몇 마이너리거가 있었지만, 빅리거 중에는 없다.
그렇지만 한국은 최근 2년 연속 프로야구 1000만 관중을 돌파했으며, 2026시즌 역시 전반기에만 763만 관중을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야구 열기를 자랑한다.
또한 2020년 기준 1인당 메이저리그 시청률은 미국보다 높은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야구 팬 문화를 가진 곳으로 평가받는다.
존 피셔 애슬레틱스 구단주는 "한국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나라다. 박찬호와 Team61과 함께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지원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박찬호가 미국에서 한국과 아시아 선수들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것처럼, 한국인의 메이저리그 구단 투자를 선도하는 이번 파트너십 역시 오랜 기간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