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마이너리그 복귀 후 첫 등판에서 이물질 의심으로 퇴장된 고우석(미네소타 트윈스)의 징계가 결정됐다.
선수 본인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스타 트리뷴, 파이오니어 프레스 등에 따르면 고우석은 이날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는 전날 경기부터 소급 적용된다.
앞서 지난 25일 고우석은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 CHS 필드에서 열린 콜럼버스 클리퍼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트리플A)와의 홈경기에 팀이 2-3으로 뒤진 7회초 마르코 라야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판으나, 한 개의 공도 던지지 못했다.
고우석은 등판 전 이물질 검사를 받았는데, 글러브에서 의심될 만한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심판진과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모여 긴 시간 대화를 이어갔고, 결국 구심 스티븐 호긴스는 글러브 이물질과 관련해 고우석을 퇴장 조치했다. C.J. 컬페퍼가 급하게 마운드로 올라왔다.
21일 마이너리그 강등 후 첫 실전 경기를 치르려던 고우석의 트리플A 데뷔전은 이렇게 무산됐다. 그는 심판진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어필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심판진은 정밀 검사를 위해 글러브를 수거해갔고, MLB 사무국에 이를 보냈다. 그리고 이틀 만에 징계가 결정된 것이다.
MLB와 마이너리그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경기 중 투수가 이물질을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고 있다. 경기 도중 검사를 통해 적발되면 징계로 이어지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항소를 통해 뒤집힌 사례는 없다. 미국 매체 FOX 스포츠에 따르면 이물질 의심으로 퇴장된 투수들은 항소 과정에서 발언권이 없다고 느꼈다고 한다. 기준이 모호할 뿐더러, 로진과 땀이 섞여서 끈적이는 등 의도치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항변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우석은 "결백을 밝히기 위해 선수 노조를 통해 항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그는 SNS를 통해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고우석은 "야구를 하며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공정함이라고 믿어왔고, 그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하며 "지난 시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바닥에서 다시 야구를 시작해야 했을 때도, 나는 그 신념을 지키며 야구를 해왔다. 더 좋은 성적을 위해서 야구의 가치를 훼손하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로 제기된 글러브의 물질은 올해 초부터 사용하며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것이다. 어제 사용했던 글러브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부터 지금까지 매 경기마다 사용했던 글러브이고, 경기를 진행하며 단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도 없다. 또한 그것이 제 투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없다고 자신한다"고 얘기했다.
고우석은 "이물질이라 주장되었던 부분은 손톱으로 가죽을 아주 강하게 긁어내야 겨우 떨어질 정도로 굳어 있어서 제거할 수도 제거할 이유도 없는 부분이었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투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불법 물질도 사용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점은 분명하게, 그리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우석은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로 끝맺었다.
고우석의 이번 이물질 퇴장 사태는 기다림 끝에 감격의 빅리그 진입에 성공한 도전기에 오점을 남길 사례가 될 수 있다.
2023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을 선언한 고우석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24년 'MLB 서울 시리즈' 개막 직전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후 힘든 상황에 몰렸다.
첫 시즌 트레이드와 함께 더블A까지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44경기에서 4승 3패 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54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5년에는 기록이 소폭 나아졌으나, 2승 1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빅리그 콜업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결국 2시즌 연속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하고 끝났다. 이 기간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으로 이적했으나, 콜업되지 못했다.
반전은 2026 WBC부터 시작이었다. 고우석은 대회 3경기에서 3⅔이닝 동안 무피안타, 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특히 일본전에서는 요시다 마사타카와 오카모토 카즈마, 무라카미 무네타카 등 메이저리거 3인방을 범타 처리했고,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에서도 상대 상위 타선을 잘 막아냈다.
이후 올해 더블A와 트리플A를 통틀어 27경기에 나온 고우석은 3승 1패 4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96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41⅓이닝 동안 54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피안타율 0.145,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82로 훌륭한 기록을 냈다.
친정팀 LG 트윈스의 복귀 제안도 거절하고 도전을 이어간 고우석은 지난 6일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로 이적했다. 고우석은 계약에 포함된 '상향 이동 조항(upward mobility clause)'을 발동, 마침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될 수 있었다.
그리고 1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오르며 2년 반만에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뤘다. 12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데뷔 첫 홀드까지 챙기며 빅리그 안착을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21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1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고, 결국 경기 직후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그리고 징계까지 받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연합뉴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