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거포 이미지는 아니지만, 홈런을 치는 게 신기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김상수(KT 위즈)가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하자, 동료들은 '무관심 세리머니'로 환영해줬다.
KT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5-4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전반기 막바지인 지난 5일 수원 롯데전을 시작으로 무려 8연승(1무)을 질주 중이다. 시즌 전적 52승 35패 2무(승률 0.598)가 된 KT는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격차를 유지했다.
이날 KT 승리의 공신 중 한 명은 바로 김상수였다. 이날 6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석 3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홈런과 진루타로 득점에 기여했고, 수비에서도 좋은 캐치를 선보이며 활약했다.
2회 2사 후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한 김상수는 허경민과 한승택의 연속 안타가 나오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덕분에 KT도 선취점을 올릴 수 있었다.
이어 2번째 타석에서는 장타까지 터졌다. 샘 힐리어드의 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든 후, 1아웃에서 등장한 김상수는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의 3구째 낮은 포크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계속 뻗어나가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홈런이 됐다. 이는 김상수의 올 시즌 첫 홈런이었다.
이후로도 김상수의 활약은 이어졌다. 6회 무사 1, 2루에서는 완벽한 희생번트로 주자들을 진루시켰는데, 이들이 모두 홈을 밟으며 KT는 5-2로 달아났다. 이어 8회에도 안타를 신고하며 3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상수는 마수걸이포 상황에 대해 "맞을 땐 오랜만에 홈런 느낌이 나는 손맛을 봐서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다"며 "담장이 높아서 뛰면서 봤는데, 그래도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어보였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던 김상수는 몸쪽으로 온 어려운 공을 기술적으로 받아쳐 장타를 만들었다. 그는 "앞서 2경기를 안했고, 어제 이동을 오래 했다. 항상 구름 낀 날씨에서 하다가 오늘 야구장에 나오니 덥더라"라며 "몸이 피로하고 무거워서 방망이도 늦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스윙하려고 했는데, 좋은 스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홈런 직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김상수를 향해 KT 동료들은 '무관심 세리머니'를 했다. 이에 김상수는 "나 18년 차야"라고 말하며 열불(?)을 내 웃음을 자아냈고, 배제성이 뒤늦게 안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고 그렇게 할 거란 생각을 못했다"고 고백한 김상수는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70개 가까이 홈런(통산 68홈런)을 쳤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도 "팀 분위기가 좋아서 재밌게 넘겼다"며 미소를 지었다.
홈런 다음 타석에서 희생번트를 댈 정도로 김상수는 여러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그게 내 장점이라 생각한다.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그게 오늘 경기 이기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했다.
이날 김상수는 수비에서도 하이라이트 필름을 연출했다. 선발 로건 앨런은 5회 선두타자 고승민에게 안타를 맞았고, 1사 후 다시 한동희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나승엽의 뜬공으로 2아웃이 된 가운데, 한태양이 오른쪽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2루수 김상수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낸 후 1루로 송구해 타자를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김상수는 "지금까지 야구하고 있는 게 수비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비에 나가면 좀 더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 마침 또 그런 타구가 와서, 로건이 오늘 승리 투수가 되는데 일조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KT는 전반기 막판부터 롤러코스터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상수는 "시즌을 하다 보면 이런 시기는 꼭 온다. 그래도 우리가 강팀이라는 게, 떨어질 때 빨리 호전돼서 이렇게 왔다"고 했다. 이어 "체력 관리를 잘하고, 부상자가 안 나온다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사진=KT 위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