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벤치에 앉아있다가 가장 결정적인 순간 안타를 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베테랑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은 이를 해냈다. 심지어 세이브 1위 투수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놓고 팀을 구해냈다.
롯데는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1-8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전반기 막판부터 이어졌던 3연패를 끊어내면서 시리즈 스윕패를 막아냈다. 시즌 39승 47패 2무(승률 0.453)가 된 롯데는 같은 날 패배한 7위 NC 다이노스에 1.5경기 차로 다가갔다.
롯데는 후반기 첫 시리즈인 대구 원정에서 이미 루징시리즈가 확정된 상태였다. 첫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1경기 우천 취소)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2게임에서 단 1득점에 그치는 등 타선의 침체가 걸림돌이었다.
노진혁 역시 첫날 게임에서는 대타로 나왔고, 18일 게임에서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선발 3루수로 나가는 등 분전했다. 그러나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고, 19일 경기에서는 나승엽의 1군 복귀로 인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롯데는 3회초 빅터 레이예스의 행운의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한동희의 적시타로 3-0 리드를 잡았다. 3회말 구자욱에게 동점 3점포를 내줬으나, 롯데는 5회 손성빈의 솔로포와 한동희, 나승엽의 연속 적시타로 3점 차로 앞섰다. 이어 6회 고승민의 희생플라이로 7-3을 만들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불펜이 흔들렸다. 6회 김진욱이 양쪽 햄스트링에 쥐가 나면서 갑자기 올라왔던 이이무라 쇼타는 7회 주자 2명을 쌓은 후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등판한 최준용마저 르윈 디아즈와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결국 롯데는 4점의 리드를 날리고 7-7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8회에는 디아즈에게 다시 한번 1타점 안타를 허용하면서 역전당했다.
이대로라면 패색이 짙었다. 삼성이 9회초 세이브 1위(23개)인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선두타자 고승민이 2루타를 치고 나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어 1사 후 한동희가 자동 고의4구로 나가며 주자가 쌓였다.
여기서 롯데는 김세민 타석에서 노진혁을 대타로 투입했다. 초구 바깥쪽 포크볼에 파울을 만든 노진혁은 볼 2개를 골라냈다. 그리고 4구째 포크볼이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온 걸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 중견수 앞에 떨어졌고, 고승민이 홈을 밟으며 8-8 동점이 됐다.
안타를 친 후 노진혁은 두 손을 번쩍 들어 기쁨을 누렸고,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도 커다란 리액션으로 그를 축하해줬다. 이후 노진혁은 대주자 박승욱으로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노진혁의 안타는 역전의 징검다리가 됐다. 삼성이 좌완 이승민을 올린 가운데, 대타 박찬형의 볼넷으로 롯데가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2사 후 전민재가 우중간으로 향하는 타구를 날렸는데, 삼성 외야진이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싹쓸이 2루타가 됐다.
경기 후 만난 노진혁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며 "포크볼이 올 거라 생각했고, 거기에 염두를 뒀다. 어떻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롯데가 앞서다가 역전을 당하던 과정을 벤치에서 지켜봤던 노진혁은 "초반에 이기고 있다가 뒤집어졌기 때문에, 어떻게 동점이라도 되면 편안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부분에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본인의 안타가 역전의 발판이 됐지만, 노진혁은 "그런 생각은 별로 없었고, 감독님이 득점권 상황에서 갑자기 내주셔서 거기에 대해 감사했다"고 얘기했다.
전날 3루 수비에 나선 것에 대해 노진혁은 "(체감상) 2년 만에 나간 것 같다"며 "그거 수비 6이닝밖에 안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집중력이 높아져서 힘들었다"는 그는 "그래도 타구는 안 와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삼성 라이온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